'휠체어 접근 불가' 기후회의…발길 돌린 이스라엘 장관(종합)

입력 2021-11-03 04:24
'휠체어 접근 불가' 기후회의…발길 돌린 이스라엘 장관(종합)

영국 총리 정식으로 사과…양국 총리회담에도 초대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영국 글래스고에서 개막한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가 장애인의 접근권을 보장하지 못한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2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언론에 따르면 카린 알하라르(43) 이스라엘 에너지부 장관이 전날 글래스고에서 휠체어를 탄 채 COP26 행사에 가려다가 중도 포기하고 발길을 돌렸다.

근육위축증(muscular atrophy) 때문에 평소 휠체어로 이동하는 알하라르 장관은 전날 COP26 행사장에 가려 했으나 휠체어를 탄 상태로는 행사장에 접근할 수 없었다.

장관실에 따르면 주최 측은 알하라르 장관이 타고 온 차량의 행사장 접근을 2시간 동안 허용하지 않았다.

대신 먼 거리를 걷거나 셔틀버스로 갈아타고 이동하라고 안내했는데, 휠체어에 앉은 상태로는 셔틀버스 탑승이 불가능했다.

결국 알하라르 장관은 행사 참석을 포기하고 에든버러의 호텔로 돌아와야 했다고 장관실 측은 덧붙였다.

알하라르 장관은 채널12 방송과 인터뷰에서 "그들은 내가 행사장에 갈 방법은 거의 1㎞ 거리를 걷거나 휠체어 접근이 안 되는 셔틀에 타는 것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와이넷과 인터뷰에선 "일어나지 말았어야 하는 수치스러운 일이다. 나는 이곳에 목표를 가지고 왔지만, 오늘은 그것을 달성하지 못했다"고 분노했다.

나프탈리 베네트 이스라엘 총리는 알하라르 장관을 총리 대표단에 합류시켜 이틀째 행사장에 동행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알하라르 장관에게 정식으로 사과했다.

존슨 총리는 알하라르 장관과 팔꿈치 인사를 나눈 뒤 "행사 진행과 관련해 혼란이 있었다. 아주 아주 미안하다"고 말했다.

존슨 총리와 베네트 총리는 공식 양자 회담 자리에도 알하라르 장관을 초대했다.

한편, 알하라르 장관의 소속 정당인 예시 아티드의 대표인 야이르 라피드이스라엘 외무장관은 "인류와 장애인을 돌보지 않는 상태로 미래, 기후변화를 걱정하는 건 불가능한 일"이라고 비난했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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