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조원 스테이블코인 시장 놓고 미 행정부 "은행처럼 규제해야"

입력 2021-11-02 12:02
150조원 스테이블코인 시장 놓고 미 행정부 "은행처럼 규제해야"

금융시장 실무그룹 보고서 공개…"사실상 은행으로 발행기관 제한"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가 스테이블코인을 사실상 은행만 발행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마련해달라고 의회에 촉구했다고 로이터통신, 블룸버그통신, 미 CNBC 방송 등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대통령 산하 금융시장 실무그룹은 이날 스테이블코인이 금융시장에 미칠 위험성을 평가하고 그 대안을 권고한 보고서를 공개했다.

스테이블코인은 미 달러화와 같은 기존 법정화폐에 가치를 연동시킨 가상화폐다. 변동성이 심한 비트코인 등 다른 가상화폐와 달리 가치가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는 장점이 있다.

대표적인 스테이블코인으로는 테더, USD코인, 바이낸스USD 등이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은 지난 12개월 사이 500% 급증해 1천270억달러(약 149조5천200억원)에 달했다.

보고서는 의회에 스테이블코인 발행자를 은행처럼 취급해 규제하는 입법을 제안했다.

스테이블코인 발행자는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의 예금보호를 받는 대신 자본과 유동성 규제를 따르고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감시를 받는 은행이 돼야 한다는 내용이다.

이는 사실상 예금보호 대상 은행만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수 있게 제한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설명했다.

보고서는 또한 의회에서 입법이 실패하면 금융안정감독위원회(FSOC)가 스테이블코인 거래행위를 금융안정에 대한 '시스템 리스크'로 지정해 엄격히 관리·감독할 수 있다고도 밝혔다.

보고서는 아울러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증권과 파생상품으로서 스테이블코인을 규제할 권한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금융시장 실무그룹의 이번 보고서에 대해 일부 공화당 의원들이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

신시아 루미스 공화당 상원 의원은 이날 성명에서 "보고서의 권고안 상당수에 대해 동의한다"면서도 "스타트업도 월가 금융기관과 똑같은 기회를 가져야만 한다"며 스테이블코인 발행 제한조치에 반대했다.

대통령 산하 금융시장 실무그룹은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 시절인 1988년 만들어진 협의체로, 재무장관과 연준·SEC·CFTC의 수장들로 구성됐다. 이번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회의에는 통화감독청(OCC)과 FDIC의 수장도 참석했다.

금융시장 실무그룹은 이번 보고서를 작성하기 위해 비자, 마스터카드, 스퀘어와 같은 지급결제 플랫폼과 코인베이스, 제미니, 크라켄 등 가상화폐 거래소 등과 협의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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