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대책 책임…바이든 "실망" vs 시진핑 "자금 약속 이행하라"
(베이징=연합뉴스) 김진방 특파원 =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기후변화 대응과 관련해 명확한 목표 제시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이에 대한 책임을 놓고 미·중 양국이 공방을 벌이는 모양새다.
이번 G20 정상회의에서 회원국들은 탄소중립 달성 시기를 애초 기대했던 2050년이라는 구체적인 목표 대신 '금세기 중반까지'라는 표현으로 대체했다.
이번 G20 정상회의 공동선언문은 2015년 파리기후협약 때와 비교하면 진일보했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있지만, 당초 기대에는 못 미쳤다는 지적이 나온다.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회의(COP26) 개최국인 영국 보리스 존슨 총리는 G20 정상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이번 합의가 '바다에 물 한 방울' 수준이라며 혹평을 쏟아내기도 했다.
탄소 배출 1, 2위 국가인 중국과 미국은 이번 합의 내용에 대해 서로를 비판하며 책임론을 제기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중국과 러시아를 직접 거론하면서 "실망스럽다"고 비판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비판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G20 정상회의와 COP26에 참석하지 않는 등 기후 변화 대응에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미국은 이번 회의에서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실현하겠다고 목표를 제시했지만, 중국과 러시아는 기존 입장대로 2060년 이전까지로 탄소 중립 달성 시점을 못 박았다.
시 주석은 중국을 겨냥한 비판에 선진국들의 개발도상국 지원이 기후변화 대응의 핵심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맞받아쳤다.
1일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 등에 따르면 시 주석은 "선진국은 개도국에 자금 지원을 한다는 약속을 충실히 이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기후변화 대응과 에너지 전환은 결국 기술 발전에 달려 있다며 G20 회원국들이 개도국에 대한 선진 기술 보급에 앞장서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기후변화와 에너지 문제라는 세계적인 도전에 국제사회가 제대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행동이 필요하다"며 "각국이 공통적이면서도 '차별화'된 책임과 원칙에 따라 기후변화 협약과 파리 협정을 완전하고, 효과적으로 이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중국 전문가들은 시 주석의 연설이 기후변화 대응에서 선진국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린보창(林伯强) 중국에너지정책연구원장은 이날 글로벌 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시 주석은 기술 진보를 통한 탄소 배출량 감소 비용 절감과 개도국들이 민생을 보장하면서 기후 변화와 씨름해야 한다는 점 때문에 선진국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고 분석했다.
린 원장은 이어 "중미간 계속되는 긴장 상황에도 양국은 세계에서 가장 큰 탄소 배출국이자 기후 변화 해결을 위해 협력해야 한다"며 "이 문제에 관해서 양국이 협력할 여지가 여전히 많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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