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정부, PCR검사 2만5천원으로 깎자 "원가 얼마길래"

입력 2021-11-01 10:45
인도네시아 정부, PCR검사 2만5천원으로 깎자 "원가 얼마길래"

시민사회연합 "PCR검사비로 8천억원 이상 수익…무료 제공해야"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인도네시아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전자증폭(PCR) 검사비 상한선을 30만 루피아(2만5천원)로 깎자 시민단체들이 "원가가 얼마냐"며 정보공개를 요구하고 나서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1일 인도네시아 교통부에 따르면 지난달 28일부터 자바섬과 발리섬에 국내선 여객기로 출발·도착하는 승객은 1차 이상 백신접종 증명과 72시간 내 PCR 검사 음성 결과지를 의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전에는 안티젠(항원) 검사 결과지도 제시할 수 있었는데, 성탄절부터 연말연시까지 '3차 코로나 폭증'이 우려됨에 따라 정확도가 높은 PCR 검사만 받도록 제한했다.

그러면서 인도네시아 보건부는 자바섬과 발리섬의 PCR 검사비는 27만5천 루피아(2만3천원), 그 밖의 지역은 30만 루피아(2만5천원)로 상한선을 발표했다.

자바섬과 발리섬을 제외한 기타 지역을 장거리 이동할 때는 1차 이상 백신접종 증명과 함께 72시간 내 PCR 검사 또는 24시간 내 안티젠 검사 음성 결과지를 제시해야 한다.



본래 인도네시아의 코로나19 PCR 검사비는 최고 250만 루피아(21만원)까지 받았는데, 작년 10월 현지 정부가 90만 루피아(7만5천원)로 통제했다.

그리고 올해 8월 인도 뉴델리 정부가 PCR 검사비 상한선을 500 루피(8천원)로 낮추자 인도네시아 매체들은 "왜 우리는 인도보다 10배나 비싸냐"고 앞다퉈 보도했고, 이에 조코 위도도 대통령이 검사비를 낮추라고 지시했다.

PCR 검사비는 8월 말 49만5천∼52만5천 루피아(4만1천∼4만4천원)로, 지난달 말 다시 27만5천∼30만 루피아(2만3천∼2만5천원)로 낮아졌다.

이를 두고 인도네시아의 여러 시민·보건 단체로 이뤄진 '건강과 정의를 위한 시민사회연합'은 정부의 PCR 가격 정책에 투명성과 책임감이 부족하다며 전날 비판 성명을 냈다.

시민사회연합은 "도대체 PCR 검사비 원가가 얼마길래 이렇게 쉽게 가격을 내릴 수 있느냐"며 "보건 당국과 PCR 검사 업자들은 원가 정보를 공개한 적이 없다. 우리가 알기로 PCR 검사 시약 가격은 18만 루피아(1만5천원)에 불과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들 단체는 인도네시아 정부가 코로나 사태 초기부터 PCR 검사비가 높게 형성되도록 방관했고, 자바섬과 발리섬 출발·도착 승객에게 PCR 검사를 의무화하면서 특정 비즈니스 집단의 이익을 보장해준 것이 아니냐고 의심했다.

시민사회연합은 지금까지 코로나19 검사율을 따져볼 때 PCR 검사비로 최소 23조 루피아(1조9천억원)가 지출됐고, 해당 비즈니스 집단의 잠재 수익은 10조 루피아(8천310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들 단체는 정부의 코로나19 대응 예산에 비춰 PCR 검사를 전 국민에게 무료로 제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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