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커스 갈등 지속…마크롱 "호주 총리, 잠수함 계약 거짓말"
마크롱, 호주에 상호 존중 강조…호주 총리 "거짓말한 적 없다" 반박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호주가 프랑스와의 잠수함 계약을 파기하고 미국·영국과 새 안보 동맹 '오커스'(AUKUS)를 구성해 외교적 진통이 이어지는 가운데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잠수함 계약과 관련해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가 거짓말을 했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AFP,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로마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현장을 찾은 호주 기자들의 질의에 이같이 밝혔다.
그는 호주 기자들이 잠수함 계약과 관련된 만남에서 모리슨 총리가 거짓말을 했다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그런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호주를 존중하고 있으며, 호주 국민을 우정하고 존중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면서 "우리 사이 존중이 있을 때, 호주는 진실해야 하고 또 선을 넘지 말아야 하며 지속해서 이런 가치를 지켜줘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앞서 호주는 미국, 영국과 손잡고 인도·태평양지역의 새로운 3자 안보 동맹 오커스(AUKUS)를 발족하면서 핵무기 보유국인 두 나라에서 핵 추진 잠수함 기술 지원을 받기로 했다.
이에 따라 2016년 프랑스 정부가 지분을 일부 보유한 방산업체 나발 그룹과 맺은 77조원 규모의 디젤 잠수함 12척 공급 계약은 해지하기로 했다.
3개국 논의 과정에서 완전히 배제됐던 프랑스는 지난 9월 17일 미국 워싱턴DC와 호주 캔버라에 주재하는 자국 대사를 불러들이고 강력히 항의하며 오커스 3개국에 불쾌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이후 미국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프랑스와 정상회담에서 오커스 창설로 빚어진 갈등에 사과하는 등 관계 개선 물꼬를 텄으나, 호주는 지금까지 사과의 뜻이나 화해의 제스처를 내놓지 않고 있다.
호주와 프랑스 양국 정상은 잠수함 계약 파기 이후 처음으로 이번 G20 정상회의 참석차 로마에서 대면했지만, 정상회담을 하지는 않았다.
한편 모리슨 총리는 이날 자신이 거짓말을 했다는 마크롱 대통령의 주장을 부인했다.
그는 "그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면서 "우리는 저녁을 함께 먹었고, 나는 여러 차례 매우 명확하게 디젤 잠수함은 호주의 이익에 부합하지 못할 것이라는 점을 설명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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