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업 분쟁' 존슨·마크롱, COP26 앞두고 화해 시도
G20 비공개 만남에서 갈등 해소 필요성에 공감…"소통 이어갈 것"
"영불 갈등, COP26 악영향" 우려 목소리도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어업권 분쟁을 둘러싼 영국과 프랑스의 신경전이 고조된 가운데 양국 정상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만나 갈등을 줄여나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로이터통신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31일(현지시간) G20 정상회의 비공개 만남에서 이같이 합의했다고 프랑스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양국 정상은 초반에 어업 분쟁과 관련한 날선 발언을 주고 받았으나 이후 화해를 위해 협력하기로 약속했다고 전했다.
이 만남에서 마크롱 대통령은 영국의 해외 선박 조업권 축소를 지적했고 협정을 준수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존슨 총리는 협정 조건을 지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양국 정상의 공동 목표는 갈등을 완화하는 것이었다"며 "마크롱 대통령이 상호 존중을 기대한다고 말한 것을 시작으로 양측은 분쟁 완화를 위해 이후 몇 시간 동안 소통할 것을 약속했다"고 전했다.
영국과 프랑스는 G20 회의 만남 직전까지 상대국을 자극하는 발언을 주고 받으면서 어업 분쟁을 둘러싼 신경전을 이어갔다.
장 카스텍스 프랑스 총리는 EU가 잔류보다 탈퇴를 선택한 영국에게 그에 따른 손실이 더 크다는 점을 보여줘야 한다고 으름장을 놓았고, 데이비드 프로스트 영국 브렉시트 보좌관은 이에 크게 반발했다.
이처럼 선진국이 힘을 모아야 하는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6) 직전까지 영국과 프랑스가 신경전을 이어가자 양국 갈등이 COP26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이에 저명 학자와 환경단체가 양국이 갈등을 즉각 중단하고 더 중요한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협력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중요한 분기점으로 평가받는 COP26에서 양국의 이해관계 충돌 때문에 선진국을 필두로 전 세계가 힘을 모아야 하는 기회를 망칠 수는 없다는 것이다.
가디언에 따르면 기후변화 위험성을 경고한 2006년 '스턴 보고서'로 유명한 니콜라스 스턴 런던정경대 교수는 양국이 비교적 사소한 문제에서 다투기보다는 기후변화 해결을 위해 협력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스턴 교수는 "과거 양국 정상은 정치적 대립 속에서도 기후변화와 관련해 협력한 역사가 있다"며 "양국은 기후변화에 관해 중국과 협력할 방법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영국 환경단체 '그린 얼라이언스'의 크리스 베너블은 "이런 논쟁이 COP26 시작을 불안정하게 한다는 것은 솔직히 말도 안 된다"며 "양국은 최대한 빨리 이 논쟁을 정리하고 지구 미래를 보호하는 더 중요한 문제로 넘어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키어 스타머 노동당 대표는 "존슨 총리는 COP26을 이끌기보다는 단순 해설자 역할에 그쳤다"며 "기후변화 해결에 있어 그의 리더십이 매우 실망스럽다"고 지적했다.
COP26은 이날 영국 글래스고에서 개막해 2주 동안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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