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페이 청약 흥행 타고 '따상' 갈까…다음 IPO주자도 관심
디어유 수요예측 흥행에 공모가 높여…SM상선도 수요예측 시작
(서울=연합뉴스) 채새롬 기자 = 올해 하반기 마지막 기업공개(IPO) 대어로 꼽히는 카카오페이의 증시 입성이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
기관 수요예측과 일반 청약에서 좋은 성적을 낸 만큼 상장 직후 주가 흐름이 어떻게 될지, 다음 IPO 주자에도 훈풍이 이어질지에 관심이 쏠린다.
◇ 최근 따상 성공한 공모주 적어…증권사 전망도 엇갈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카카오페이는 다음 달 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거래를 시작한다.
공모가는 9만원이다.
시초가는 상장일 오전 8시 30분부터 9시에 공모가의 90∼200% 사이에서 호가를 접수해 매도 호가와 매수 호가가 합치하는 가격으로 정해진다.
이 시초가를 기준으로 장중 상하 30%의 가격 제한폭이 적용된다.
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인 18만원으로 결정되고 상한가로 가는 '따상'에 성공하면 상장일 주가는 최고 23만4천원까지 오른다. 따상을 달성하면 상장일 1주당 14만4천원의 이익을 얻을 수 있다.
카카오페이 시가총액은 공모가 기준 11조7천억원이다. 따상에 성공하면 30조5천억원으로 불어난다.
카카오페이의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경쟁률이 1천714대 1로 높았고, 청약 계좌 건수가 182만4천365건으로 많았던 점, 카카오페이가 12월 9일 코스피200에 편입될 것으로 예상되는 점은 주가 상승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다만 최근 따상에 성공한 공모주가 많지 않고, 카카오페이는 공모가 고평가 논란·규제 확산 리스크도 남아 있어 주가 급등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신규 상장한 기업 52개 중 중 상장 첫 거래일에 따상에 성공한 기업은 19곳에 달했지만, 7월 이후 하반기 상장한 40개 기업 중 따상에 성공한 기업은 7곳뿐이었다.
카카오페이 적정 주가를 제시한 증권사의 최고 수치도 공모가 대비 20% 상승한 수준이다. 메리츠증권[008560]은 카카오페이 성장성을 높게 평가하며 적정 주가로 11만원을 제시했다. 반면 KTB투자증권[030210]은 향후 규제 확산 가능성을 반영해 적정 주가로 5만7천원을 제시했다. 이는 공모가 대비 37% 떨어진 수치다.
상장 직후 유통 물량도 상장일 주가 흐름의 변수로 꼽힌다.
전체 주식 1억2천36만7천125주 중 상장 직후 유통 가능한 물량은 4천137만755주로, 31.7%를 차지한다. 카카오페이 2대 주주인 알리페이가 가진 물량 3천712만755주(28.47%)에 기관 의무보유 확약분(935만주)을 제외한 공모 물량 425만주를 합친 것이다.
카카오페이의 유통 가능 주식 비율은 앞서 IPO 대어들과 비교해 높은 편이다. 크래프톤[259960]은 39.05%, 카카오뱅크[323410]는 22.6%, SKIET는 15.04%,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 11.63%였다.
일각에서는 알리페이가 가진 물량 때문에 카카오페이 상장 후 대규모 매도물량이 쏟아지는 '오버행' 우려도 제기된다.
회사 측은 이에 대해 "알리페이는 카카오페이 전략적 투자자로서 많은 비즈니스 영역에서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단기간 지분 매각 의사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일축했다.
◇ IPO '훈풍' 불까…SM상선·디어유에 관심 커져
최근 공모주 시장 투자 열기가 주춤했지만, 카카오페이 청약 흥행을 계기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다음달 상장하는 디어유, SM상선 등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SM엔터테인먼트의 자회사이자 글로벌 팬 플랫폼 기업 디어유는 다음 달 1∼2일 일반투자자 청약을 거쳐 같은 달 10일 코스닥에 상장한다.
지난달 25∼26일 진행한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는 1천763개 기관이 참여해 올해 최다를 기록했다. 최종 수요예측 경쟁률은 2천1대 1로, 코스닥 상장 기업 중 역대 3번째로 높았다.
특히 해외 기관이 전체 참여 기관 중 17.58%를 차지했다. 참여 건수의 99.89%가 밴드 상단 이상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공모가도 기존 희망 범위(1만8천∼2만4천원) 상단을 초과한 2만6천원으로 확정됐다.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이번 수요예측에는 해외기관 참여가 활발하게 이뤄졌다"며 "글로벌 팬 비즈니스를 선도하는 디어유 플랫폼 '버블'의 가치와 메타버스 탑재를 통한 구체적인 수익 모델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 상장 후에도 지속적인 관심이 기대된다"라고 설명했다.
SM상선은 다음 달 1∼2일 수요예측을 시작으로 청약 일정에 나선다. 3일 공모가를 확정하고, 4∼5일 일반 청약을 진행한다.
SM상선이 상장하는 8천461만550주 중 3천384만4천220주에 대해 공모하며, 공모가가 1만8천원∼2만5천원인 것을 고려하면 시가총액은 2조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SM상선은 해상 운임 급등 등에 힘입어 2016년 설립 이후 연평균 40%가 넘는 매출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올해 3분기에는 4천1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상반기의 3천76억원을 뛰어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이달 1∼2일 일반 청약에 나서는 그래프DB 소프트웨어 개발기업 비트나인도 공모가를 희망 범위 상단(9천700원)을 초과한 1만1천원으로 확정했고, 디지털 금융 기반 플랫폼 기업 아이티아이즈는 공모가를 희망 범위(1만2천500~1만4천300원) 최상단인 1만4300원으로 확정했다.
srcha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