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제재 여파로 화웨이 3분기 매출 38%↓…4개 분기 연속 감소
스마트폰 등 소비자사업부문 실적 악화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미국 정부의 고강도 제재의 여파 속에서 중국 통신장비 제조사 화웨이(華爲)의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0% 가까이 급감했다.
화웨이는 올해 1∼3분기 매출이 4천558억 위안(약 83조4천800억원), 순이익률이 10.2%를 각각 기록했다고 공개했다.
화웨이가 분기별 실적을 따로 발표하지 않지만 앞서 발표한 1∼2분기 실적을 토대로 계산하면 3분기 매출은 1천354억 위안으로 작년 동기보다 38% 급감했다.
이로써 매출 감소가 4개 분기 연속 이어졌다.
비상장사인 화웨이는 실적 공개 의무가 없어 연간 누적 총매출과 순이익률만 간략히 공개한다.
궈핑(郭平) 화웨이 순환 회장은 이날 성명에서 경영 실적이 자사의 기대치에 대체로 부합했다면서 기업사업부문 실적은 비교적 안정적이었던 반면 스마트폰 등 소비자사업부문 실적이 비교적 큰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다.
화웨이는 미 정부의 제재로 심각한 사업 위기에 직면해 있다. 화웨이 최고 경영진은 공공연하게 '생존이 당면 목표'라고 말할 정도다.
미국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시절인 2019년부터 화웨이의 공급망 마비를 겨냥한 제재를 가동하기 시작했고 작년 9월부터 제재 수위를 한층 높였다.
이에 따라 화웨이는 핵심 반도체 부품을 구하지 못해 충분한 양의 제품을 양산할 수 없게 되면서 주력 사업인 통신장비와 스마트폰 사업에서 큰 위축을 겪고 있다.
시장 조사 기관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올해 3분기 화웨이의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8%에 그쳤다. 작년 3분기까지만 해도 부동의 업계 1위인 화웨이의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30%에 달했다.
한때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1위 자리를 다투기도 했던 화웨이는 변변한 신제품을 내놓지 못하면서 글로벌 시장 지위가 급속히 쪼그라들고 있다.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화웨이의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작년 2분기 20%, 3분기 14%, 4분기 8%로 떨어졌다.
반도체 등 핵심 부품 부족에 처한 화웨이는 기존 캐시카우인 통신장비와 스마트폰 대신 클라우드, 전기차 시스템, 스마트 광산 솔루션 등 신사업 분야에서 활로 찾기에 나섰지만 시장에서는 이 같은 신사업이 성숙 단계에 접어들지 못한 탓에 화웨이가 주력 사업 위축으로 인한 위기를 극복하는 데 단기적으로는 큰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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