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복 두루마기 입은 백발의 美참전용사, 한국의 '정'에 감격
"한국인의 감사는 끝이 없어…이런 나라 본 적 없다" 함박웃음
LA 총영사관, 애리조나주 참전용사 초청해 위로연 개최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정윤섭 특파원 = 한국전쟁에 참가했던 미국의 90대 참전용사들이 한복 두루마기를 걸치고 함박웃음을 지었다.
27일(현지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열린 한국전 참전용사 위로연에서다.
주 로스앤젤레스(LA) 총영사관은 한복협회 도움을 받아 참전용사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의미로 두루마기를 선물했다.
90살을 넘긴 돈 테일러 애리조나주 한국전 참전용사회 회장과 리언 존 선 지회장은 은은한 빛깔의 두루마기를 걸친 뒤 환하게 웃었다.
백발의 두 참전 용사는 낯선 한국 땅에서 벌어졌던 전쟁의 기억을 더듬으며 70여 년 세월이 흘렀어도 참전용사를 잊지 않는 한국인의 정(情)에 감격을 감추지 못했다.
이들은 "한국 사람들은 정말 대단하다. 참전용사에 대한 한국인의 감사는 끝이 없다"며 "이런 나라를 본 적이 없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한국은 작지만 위대한 나라이고 한국인은 위대한 국민"이라며 "한국인과 함께한 것이 너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LA 총영사관에 따르면 한국전 당시 애리조나주에서는 2만9천 명 젊은이가 전선에 투입됐다. 이들은 당시 '애리조나 전선'으로 불린 공세선을 구축하고 중공군과 맞서 싸우며 피를 흘렸다.
박경재 총영사는 참전용사와 유엔군 도움으로 자유와 평화를 지킬 수 있었다며 한국전은 잊힌 전쟁이 아니라 승리한 전쟁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의 수원시와 애리조나주 피닉스시 자매결연 행사를 계기로 참전용사 위로연에 함께한 염태영 수원시장도 참전용사의 희생을 절대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위로연에는 참전용사와 그 가족 등 60여 명이 참석했고, LA 총영사관은 대한민국 국무총리 명의의 감사 메달과 무궁화 문양의 나비넥타이도 선물했다.
jamin7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