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총통 발언에 중국서 강경론 고개…"미군 주둔은 레드라인"(종합)
환구시보 "대만이 독립 견지하고 미국이 종용하면 무력 사용할수도"
대만 관할 동부전구 실탄 사격 훈련 영상 SNS 통해 공개
(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이 대만 내 미군 존재를 인정한 직후 중국에서 강경 목소리가 대두하고 있다.
왕원빈(汪文斌) 외교부 대변인이 28일 정례 브리핑에서 "대만 독립은 죽음의 길"이라고 목소리를 높인데 이어 일부 관영매체는 '레드라인'을 거론하며 무력 사용 가능성을 경고했다.
환구시보(環球時報)는 29일자 사설에서 "미군이 대만에 주둔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은 분명한 '레드라인'"이라며 이에 대해 "미국과 대만 모두 분명히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이어 "미국이 대만 방어에 대한 명확한 약속을 하지 않은 채 전략적 모호성을 추구하고 있음은 모두 아는 바"라며 "이제 미국과 대만은 이 레드라인을 중심으로 진퇴를 거듭하며 도발적인 표현을 계속하고 있는데 이것이 그들의 새로운 전략이 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대만과 미국은 중국의 마지노선이 엄숙하다는 것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며 "미군이 대만에 진주하는 것은 마지노선을 돌파하는 것이며 대만해협 전쟁을 촉발하는 가장 위험한 지표 중 하나"라고 말했다.
환구시보는 또 "민진당(대만 집권당) 당국이 '92공식'(九二共識·1992년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각자 명칭을 사용하기로 한 합의)을 거절하고 국가 주권을 분할하려는 노선을 완고하게 견지하고 미국이 대만의 행태를 지지하고 종용하면 대륙(중국)은 곧 무력을 사용해 대만을 해방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차이 총통은 지난 27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과 인터뷰에서 중국이 대만을 군사적으로 공격할 경우 미국이 대만을 지킬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면서 현재 대만군 훈련을 위해 대만에 "생각하는 것만큼 많지 않은 수의" 미군이 존재함을 처음 인정했다.
이후 추궈정(邱國正) 대만 국방부장은 28일 입법원(국회)에 출석해 차이 총통의인터뷰 발언과 관련한 의원 질의에 "미군은 평상시 국군(대만군)을 돕고 있다"며 "부대로 주둔하고 있는 것이 아니고 훈련을 돕기 위한 것으로서 이는 교류의 범위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결국 중국 정부와 관영매체의 경고는 대만군과 미군 간 인적 교류가 미군의 대만 내 고정 주둔으로 이어질 경우 차원을 달리해 대응하겠다는 메시지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 29일자는 사설 격인 '종성(鐘聲)'에서 대만의 유엔 기구 참여 움직임에 대해 "민진당 당국이 오랫동안 '대만 대표권'과 '대만의 국제공간' 같은 망언을 해 온 본질은 '대만 독립'"이라며 "반드시 하나의 중국 원칙에 따라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대중(對中) 정책으로 중미 관계는 심각한 어려움에 직면했다"며 "양국 관계 정상화를 추진하기 위해선 미국이 올바른 선택을 해서 이성적이고 실용적인 대중 정책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이 만약 '대만 카드'를 계속 들고 나온다면 현재의 중미 관계 개선에 장애를 조성하는 것일 뿐 아니라 중미 관계를 전복시키는 거대한 위험을 조성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중국 인민해방군은 28일 대만을 관할하는 동부전구가 실시한 실탄 사격 훈련의 기록영상을 공개해 눈길을 모았다
중국중앙TV(CCTV) 군사채널의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 계정과 인민해방군 동부전구 계정 등에는 동부전구 소속 육군 71집단군이 실시한 실탄 사격 훈련의 각 과정을 담은 6분여짜리 기록 영상이 올라왔다.
이들 계정은 구체적인 훈련 시기를 밝히지 않은 채 "최근 육군 71집단군 모 방공여단은 보하이(渤海)만 근처까지 출동해 입체(지상·해상·공중) 정찰과 습격 방지 등 과제에 초점을 두고 작전 부대별 신속 타격 능력과 방어 능력, 합동 작전 능력을 점검했다"고 소개했다.
jhc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