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독점한 마그네슘, 전력난·탄소규제에 가격 폭등

입력 2021-10-28 17:25
중국이 독점한 마그네슘, 전력난·탄소규제에 가격 폭등

홍콩매체 "9월 3배 이상 올라"…"유럽 재고 11월 바닥"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이 전력난과 탄소배출 규제로 인해 마그네슘 생산을 줄이면서 세계적으로 마그네슘 대란이 벌어지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8일 보도했다.

SCMP는 중국비철금속공업협회의 월간 자료를 인용, 지난 10년간 t당 1만4천∼2만 위안(약 256만~365만원)에 안정적으로 거래돼오던 마그네슘 가격이 지난 8∼9월에는 t당 평균 약 4만2천 위안(약 768만원)에 거래됐으며, 9월에는 한때 7만 위안(약 1천280만원)까지 치솟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사실상 세계 마그네슘 공급망을 거의 독점한 가운데 공급 부족과 가격 폭등은 특히 주요 고객인 자동차업계에 우려를 안긴다"고 설명했다.

중국비철금속공업협회는 9월 말부터 10월 초까지 산시성의 마그네슘 가격이 t당 5만2천400∼5만2천700 위안(약 962만∼964만원)이며, 닝샤 지역의 마그네슘은 t당 5만2천400∼5만2천50 0위안(약 958만∼960만원)이라고 밝혔다.

평년 대비 두배 이상 오른 선에서 계속 거래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주 독일비철금속산업연합(WVM)은 자국 정부에 보낸 서한에서 중국의 전력난으로 인한 마그네슘 공급 부족이 유럽 전역에 타격을 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WVM은 중국이 세계 마그네슘 생산의 87%를 차지한다면서 "독일과 유럽의 현재 마그네슘 재고는 11월 말이면 바닥이 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에너지 시장 조사업체 아거스미디어에 따르면 지난주 유럽자동차제조협회(EAMA)도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에 보낸 공개 서한에서 11월 말 유럽의 마그네슘 재고가 바닥이 나면 작업장 폐쇄와 실직 등 '대참사'가 초래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AMA는 서한에서 "우리 업계는 EU 집행위와 각국 정부가 마그네슘의 단기적 극심한 공급 부족을 완화하고, 장기적 공급 문제와 관련해 중국 측과 시급히 협상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자동차업계는 반도체 공급난으로 직격탄을 맞은 상황에서 마그네슘 공급 부족이라는 또다른 악재를 만나게 된 것이다.

마그네슘은 자동차 생산에 필수적인 알루미늄 합금에 사용된다. 차 한대당 약 15㎏의 마그네슘이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전력난 속에서 마그네슘 주 생산지인 산시성 위린시 마그네슘 채굴·제련업체들에 전력 사용을 줄이라고 명령했다.

SCMP는 이로 인해 중국 마그네슘 생산량의 약 60%를 차지하는 위린시의 제련소 약 50곳의 생산량이 지난달 중순부터 절반으로 줄어들었고, 이중 15곳은 내년 3월까지 아예 가동이 전면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고 업계 관계자와 현지 보도를 인용해 전했다.

신문은 제련소가 대표적인 에너지 집약산업인데다, 심지어 마그네슘 생산은 철 생산 때보다 탄소를 5배 많이 배출한다고 상하이교통대 연구 결과를 인용해 전했다.

S&P 글로벌 플랫츠의 목연청 분석가는 "유럽, 일본, 중국 자동차업계는 이미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생산을 줄였는데 이제 마그네슘 공급도 줄어들면서 생산단가 상승에 더해 잠재적 생산 제한에도 직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9월에 유럽 신규차 등록은 23%, 중국의 자동차 생산은 17.9%, 일본 도요타의 자동차 생산은 40%씩 각각 떨어졌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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