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없는기자회, 中대사에 일침 "독립적 언론 싫으면 北에 가라"

입력 2021-10-27 18:52
국경없는기자회, 中대사에 일침 "독립적 언론 싫으면 北에 가라"

프랑스 주재 중국 대사, 중국 비난하는 프랑스 언론 연일 규탄



(파리=연합뉴스) 현혜란 특파원 = "언론의 자유 측면에서 세계 최악의 정권을 대표하는 주프랑스 중국대사는 언론을 가르칠만한 위치에 있지 않다."

국경없는기자회(RSF)가 27일(현지시간) 프랑스 언론을 겨냥해 연일 가시 돋친 발언을 서슴지 않는 루사예(盧沙野) 프랑스 주재 중국 대사에게 일침을 놨다.

크리스토프 들루아르 RSF 사무총장은 이날 성명을 내고 "루 대사에게 전화를 걸어 격정적인 불평에 그만 마침표를 찍어달라고 정중하게 요청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들루아르 총장은 "만약 루 대사가 자신의 취향에 비해 프랑스 언론이 너무 독립적이라고 생각한다면 예를 들어 북한과 같은 권위주의 국가로 근무지를 옮겨달라고 요청하면 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곳에서는 정권 선전만이 존재할 수 있기 때문에 마치 집에 있는 듯한 편안함이 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RSF는 평소 비뚤어진 언론관을 드러내 온 루 대사가 중국에 비판적인 기사를 작성한 일간 르피가로 아시아 특파원과 르몽드 베이징 특파원을 공격한 것을 문제 삼았다.

루 대사는 두 특파원의 기사를 콕 집어서 규탄하는 성명을 내놓으면서 프랑스 언론 전반을 향해 "윤리를 준수"하고 "사실을 존중"하라고 주장했다고 한다.

루 대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초기였던 지난해 3월에도 프랑스 기자들이 중국의 역할을 두고 "거짓말"을 하면서 "중국을 놀리고 있다"고 했었다.

RSF는 루 대사가 기자들을 향해 공격적인 태도를 취하는 이유는 국제 언론 보도에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며 중국 정부 최고위층이 구상한 정책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중국은 RSF가 지난 4월 발표한 세계 언론 자유 지수 보고서에서 조사대상 180개국 중 177위에 이름을 올리면서 179위를 차지한 북한보다 두 단계 앞섰다.

run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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