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총선 D-3] 자민당 단독과반에 달린 기시다표 '새로운 자본주의'

입력 2021-10-28 05:00
수정 2021-10-29 16:32
[日총선 D-3] 자민당 단독과반에 달린 기시다표 '새로운 자본주의'

성공 땐 '가능한 많은 사람 성장 실감' 순풍…실패하면 타격 가능성

자민당 단독 '절대 안정 다수' 확보 땐 안보 강화 정책도 '탄력'





(도쿄=연합뉴스) 김호준 특파원 = 31일 예정된 일본 중의원 선거(총선) 결과는 갓 출범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표 '새로운 자본주의' 정책의 진퇴를 가를 전망이다.

집권 자민당이 승패 기준으로 꼽히는 단독 과반을 확보하면 '선거의 얼굴'로 나선 기시다 총리의 입지가 강화되면서 그의 간판 정책도 추진에 탄력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자민당이 단독 과반 확보(233석 이상)에 실패하더라도 연립 여당인 공명당과 합쳐 과반은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연립 정권은 유지되겠지만, 정치적 타격을 입은 기시다표 정책이 집행 단계에 이르기까지 넘어야 할 장벽은 더욱 높아지게 된다.

지난 4일 취임한 기시다 총리는 '새로운 자본주의'라는 구호를 앞세워 '성장과 분배의 선순환'을 실현하기 위한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공언해왔다.

지난달 자민당 총재 선거 때도 "분배 없이는 성장도 없다"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성장 전략 중심의 '아베노믹스'를 수정하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아베노믹스는 대담한 금융완화 정책, 기동적인 재정정책, 성장 전략이 3대 축으로 한다. 2012년 12월 출범한 2차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 때부터 지난달 막을 내린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정권 때까지 9년 가까이 일본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로 굳건히 자리했다.

기시다 총리는 취임 직후인 지난 15일 '새로운 자본주의 실현 회의'를 설치했다. 자신이 좌장을 맡고, 26일에는 첫 회의를 주재했다.

그는 첫 회의에서 "폭넓게 국민의 소득 수준을 높인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회의에선 분배 대책으로 모든 일하는 사람이 가입할 수 있는 '근로자 개(皆·모두)보험'의 실현과 전(全) 세대형 사회보장의 구축, 프리랜서 및 비정규직 처우 개선 등이 논의됐다.

그는 첫 회의를 주재한 저녁 도쿄도(都) 다치카와(立川)시 JR다치카와역 유세에서 "성장의 과실을 일부가 독점하지 않도록 하면서 개개인의 소득, 급여를 올리는 형태로 가능한 한 많은 사람이 성장을 실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노동자 임금 인상과 중산층 확대 등을 통해 소비를 진작하고 이를 경제 성장으로 이어지게 한다는 게 기시다 총리의 구상으로 보인다.

기시다 총리는 회의에서 '과학기술입국' 추진과 민관 투자 강화, 경제 안보 등 최우선 과제를 내달 상순께 긴급 제안으로 정리하라는 지시도 했다.

그러나 분배 강화를 위해 막대한 재원이 필요한데 재원 확보 방안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말하지 않고 있다.

자민당 총재 선거 땐 금융소득세 강화를 제시했지만, 총리 취임 후엔 금융소득세는 "당분간 건드릴 생각이 없다"고 물러선 바 있다.



한편, 자민당이 단독 과반 확보는 물론 '절대 안정 다수'(총 465석 중 261석)를 확보하면 당내 강경 보수파가 주도하는 '적 기지 공격 능력' 보유와 방위비 국내총생산(GDP) 대비 2%까지 증액 등 안보 강화 정책도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공명당은 연립 여당이기는 하지만 아베 전 총리와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정무조사회장 등 자민당 강경파가 주도하는 안보 강화 정책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자민당이 단독으로 절대 안정 다수를 확보하면 공명당의 협조 없이도 안보 강화 정책을 추진할 수 있다.

기시다 총리는 당내 온건파로 분류되나 사실상 차기 총리를 뽑는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자신을 지지해준 강경파의 목소리를 외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우익 성향의 야당인 일본유신회를 포함한 헌법 개정 지지 세력이 전체 의석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일본 주요 언론의 총선 판세 전망을 보면 해산 전 11석이던 일본유신회의 의석이 3배로 늘어 공명당을 제치고 제3당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

자민당은 헌법 9조에 자위대 근거 조항과 긴급사태 조항 등을 추가하는 방향으로 개헌을 추진하고 있다.

개헌안이 국회를 통과하려면 중의원(하원)과 참의원(상원)에서 각각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hoju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