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유인캡슐 우주 발사 앞두고 오물 새는 '변기' 서둘러 수리
ISS 도킹 캡슐도 같은 문제… 주요 장비 소변 부식 가능성 지상 실험 중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우주비행사를 지구 궤도의 국제우주정거장(ISS)에 실어 나르는 첨단 우주선인 스페이스X의 '크루 드래건'이 31일 발사를 앞두고 오물이 새는 '변기'를 서둘러 수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AP통신과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크루 드래건의 변기 문제는 지난달 중순 처음으로 민간인만을 태우고 사흘간 지구 궤도를 돌고 온 '인스퍼레이션(Inspiration) 4' 미션이 끝난 뒤 선체 점검 과정에서 처음 확인됐다.
크루 드래건의 바닥 밑이 변기에서 새어 나온 소변으로 오염된 것이 발견된 것이다.
크루 드래건은 일반 변기와는 다르지만 우주비행사가 급한 용변을 해결할 수 있게 오물처리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우주의 극미중력 상태에서 배설물이 엉뚱한 곳으로 빠져나가지 않도록 내부 팬을 가동해 흡입하게 돼있다.
처음에는 이 팬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됐으나 정밀조사 결과, 소변 저장고와 연결된 관이 떨어져 소변이 새어 나와 팬으로 흘러들고, 선체 바닥 밑으로 확산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페이스X는 문제의 관을 용접해 31일 발사할 신형 크루 드래건 '인듀런스'(Endurance)호에서는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처를 했지만 설계 변경에 따른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최종 검토와 승인을 받아야 하는 절차를 남겨놓고 있다.
'크루-3'의 선장으로 크루 드래건의 다섯 번째 유인 비행을 이끄는 미국 우주비행사 라자 카리는 스페이스X 측이 승무원의 안전을 위해 수백 명이 달려들어 이 문제를 신속히 해결했다면서 "완전히 신뢰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보다 더 심각한 문제로 지난 4월 ISS에 도착해 도킹한 상태로 우주에서 6개월을 보낸 크루 드래건도 똑같은 소변 누수 현상을 겪었다는 점이 지적되고 있다.
사흘간 지구 궤도를 돈 인스퍼레이션 4 미션 때와 달리 발사 뒤 ISS 도착까지 하루만 이용돼 흘러나온 소변량은 많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소변의 암모니아를 제거하기 위해 '옥손'(Oxone)이라는 화합물과 혼합하는데, 우주에서 장기간 노출될 때 부식 가능성을 가진 옥손과 결합한 소변이 중요 장비를 부식하지나 않을까 우려됐다.
스페이스X 기술진이 이를 확인하기 위해 소변과 옥손을 결합해 우주와 비슷한 환경에서 주요 부품을 노출하는 실험을 진행한 결과, 다행히 선체 제작에 사용된 알루미늄이 부식에 강한 재질이어서 긍정적인 결과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 우주선은 내달 중에 태우고 갔던 크루-2 우주비행사 네 명을 다시 태우고 지구로 귀환할 예정인데, 스페이스X 측은 옥손 소변 노출에 대한 지상 실험을 계속 진행할 계획이다.
NASA 민간 크루 프로그램 매니저인 스티브 스틱은 이와 관련, 한 인터뷰에서 크루 드래건의 소변 누출 문제를 알게 해 준 "인스퍼레이션4 비행은 우리에게 진정한 선물이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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