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코로나 비상에…홍콩 "격리면제 대부분 없앨 것"

입력 2021-10-26 13:35
수정 2021-10-26 13:38
중국 코로나 비상에…홍콩 "격리면제 대부분 없앨 것"

국제 금융사들 방역완화 촉구에 "'제로 코로나' 고수"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이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비상이 걸린 가운데 홍콩이 극소수에 적용하던 격리 면제 혜택마저 없앨 계획을 밝혔다.

26일 홍콩매체 HK01에 따르면 캐리 람(林鄭月娥) 홍콩 행정장관은 이날 주간 정례 브리핑에서 "대부분의 격리 면제 조치 종료를 곧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긴급 서비스 종사자나 물류를 위해 접경지역을 매일 넘나드는 트럭 운전사 등만 남기고 기존 격리 면제 그룹과 관련해 대부분의 면제 조치를 종료할 것"이라며 "이는 중앙정부에 향후 중국과 홍콩 간 이동을 허용해도 된다는 신뢰를 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정부가 코로나 상황을 걱정하는 상황에서 향후 중국 정부에 제시할 더 좋은 방역 성적표를 마련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통신은 "이미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방역 정책을 펼치고 있는 홍콩이 베이징 당국의 압력 속에서 방역을 더욱 강화했다"고 전했다.

홍콩은 모든 입국자에 대해 14~21일간 호텔 격리를 의무화하고 있다.

엄격한 방역정책으로 수개월째 지역 감염 사례가 거의 보고되지 않고 있다.

다만 외교관은 자택격리가 허용되고, 일부 재계 고위 간부 등은 백신 접종 완료시 격리 면제 혜택을 받는다.

이 과정에서 지난 8월 홍콩 정부가 촬영차 홍콩에 온 할리우드 배우 니콜 키드먼에게 격리를 면제해 준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기도 했다.

당시 홍콩 정부는 "해외 영화인은 조율된 전문적인 활동을 하므로 예외를 인정받을 수 있다"며 격리 면제를 인정했다.

하지만 홍콩 주민들은 키드먼에 대한 격리 면제는 특혜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한편, 홍콩의 엄격한 격리 조치에 홍콩에 둥지를 튼 국제 금융사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SCMP는 골드만삭스, JP모건 등 150여개사를 회원으로 둔 아시아증권산업금융시장협회(ASIFMA)가 홍콩이 언제쯤이면 싱가포르·런던·뉴욕 등 다른 국제금융허브처럼 정상적으로 가동될 것인지 분명한 시간표를 달라고 촉구하는 서한을 지난 주말 폴 찬 홍콩 재무장관에 보냈다고 전했다.

ASIFMA는 최근 진행한 설문 결과, 응답자 10명 중 9명이 엄격한 방역 정책으로 홍콩에서 활동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으며 48%는 홍콩에서 직원을 철수시키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제 금융사들이 홍콩에서 철수하면 이는 중국 본토 시장에도 연쇄 작용을 일으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SCMP는 홍콩 정부가 지난 5월 말부터 금융사 고위 간부들에게 격리 면제를 적용하는 정책을 펴고 있으나 지난 22일 현재 격리 면제를 신청한 385명 중 86명만이 허가를 받아 업계가 실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홍콩정부는 ASIFMA의 서한에 대해 "중국 본토와의 접경지대를 여는 것이 홍콩 정부의 최우선 사항"이라며 이를 위해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홍콩정부 대변인은 이날 블룸버그에 "정부는 제로 코로나를 향한 노력을 이어가고 다양하고 엄격한 방역정책을 지속할 것"이라며 '위드 코로나' 정책을 취한 국가들에서 감염이 증가하고 사망률이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홍콩정부는 "금융권의 우려를 알고 있으며 당국은 언제나처럼 그들의 어려움과 우려를 이해하기 위해 소통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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