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장애] 구현모 대표 'AI 시대' 선언한 날 대형사고

입력 2021-10-25 17:06
수정 2021-10-25 17:13
[KT 장애] 구현모 대표 'AI 시대' 선언한 날 대형사고

KT 새노조 "사태 책임감있게 조사하라"



(서울=연합뉴스) 정윤주 기자 = KT[030200] 인터넷 장애가 시작된 25일 오전 11시 20분께는 공교롭게도 KT의 'AI(인공지능) 통화비서' 출시 기념 간담회가 끝난 시각이었다.

KT는 이날 오전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고객에게 질문을 해 문맥을 파악하는 'AI 능동복합대화' 기술을 적용한 서비스 'AI 통화비서'를 소개했다.

KT 구현모 대표는 이날 간담회 초반부에 영상으로 등장해 KT의 AI 사업 비전을 밝혔다.

그는 이 회사의 AI 콘택트센터(AICC) 사업에 대해 "KT는 통신과 플랫폼을 통해 충분한 데이터를 갖고 있고, 많은 투자를 통해 AI 기술 역량을 굳건히 다져왔다"고 강조했다.

이어 "24시간 고객 응대가 필요한 병원, 경찰서, 소방서 등을 포함해 언제 어디서나 AI를 통해 24시간 소통 가능한 'AI 통화비서'를 제공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누구와도 소통할 수 있는 AI를 쓰는 시대를 열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간담회가 끝남과 동시에 KT의 네트워크가 전국적으로 심각한 장애를 겪으면서 구 대표와 KT는 체면을 구겼다.

이날 장애는 약 1시간 25분만인 낮 12시 45분께야 복구가 완료됐으며, 특히 정오까지 약 40분간은 KT의 유·무선 네트워크가 인터넷은 물론 음성통화마저도 제대로 되지 않을만큼 심각한 마비를 겪었다. 장애 원인에 대해 KT는 처음에는 '디도스(분산 서비스 거부·DDoS) 공격'이 원인이라고 설명했으나 2시간여 후 이를 정정하고 라우팅 오류에 따른 장애였다고 밝혔다.

이날 KT의 제2노조인 KT 새노조는 성명서를 내고 사측과 구현모 대표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KT 새노조는 "오늘 KT가 AI로 소상공인을 돕겠다고 발표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인터넷 장애가 발생했다"며 "내부에서는 '구현모 사장이 AI 기업으로 KT를 포장하기 급급했고 통신망 운영과 유지보수(라는) 기본을 지키지 않아 생긴 일'이라는 비판이 거세다"라고 꼬집었다.

KT 새노조는 "라우팅(네트워크 경로 설정) 오류로 전국 인터넷망이 마비될 수 있는지 이번 사태를 책임감 있게 조사해야 한다"며 "원인을 엄중히 조사해 재발방지책을 내고 운영상 책임이 있으면 '탈통신'에만 집중한 구현모 사장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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