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공화당 망신…당원불법투표 신고자에 '대선사기' 포상금
민주당 참관인, 공화당원 부정행위 신고해 3천만원 받아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정윤섭 특파원 = 미국 공화당의 아성으로 불리는 텍사스주가 지난 대선이 '사기 선거'였다고 주장하며 불법 선거 신고 포상금을 내걸었다가 망신을 당했다.
공화당 소속 댄 패트릭 텍사스 부주지사는 공화당원의 불법 투표 행위를 적발한 민주당 소속 선거 참관인에게 3천만 원에 가까운 첫 포상금을 지급했다고 22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와 댈러스 모닝뉴스가 보도했다.
패트릭 부주지사는 작년 11월 미국 대선이 끝난 직후 부정 선거 행위를 신고하는 전국의 모든 제보자에게 최대 100만 달러(11억7천600만 원) 포상금을 지급하겠다고 발표했다.
민주당이 부정 선거를 통해 대선을 도둑질했다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주장을 옹호하면서다.
하지만, 민주당이 불법 선거를 저질렀다는 제보는 들어오지 않았고 오히려 공화당원 부정선거 행위가 텍사스주에 접수됐다.
민주당 소속 선거참관인 에릭 프랭크가 공화당원의 불법 투표를 적발해 신고한 것이다.
프랭크는 대선 당시 펜실베이니아주 체스터 카운티 투표소에서 참관인으로 일하면서 72살 공화당원 랠프 서먼의 부정선거를 적발했다.
서먼은 선거 당일 한 표를 행사한 뒤 자기 아들을 대신해서 투표를 할 수 있는지를 프랭크에게 물었다.
이에 프랭크는 대리투표는 불법 행위라고 안내했지만, 서먼은 선글라스를 끼고 다시 나타나 아들 이름으로 투표를 했다.
결국 서먼은 이 사건으로 기소됐고 유죄를 선고받았다.
서먼의 부정선거를 신고해 2만5천 달러(2천940만 원) 포상금을 수표로 받은 프랭크는 패트릭 부주지사가 대선 사기를 주장했지만, 입증하는 데 실패했다며 "그가 포상금을 내걸어줘서 고맙다"고 꼬집었다.
jamin7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