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요미우리, '대선후보 이재명 탐구' 사흘연속 게재
(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일본 최대 일간 요미우리(讀賣)신문이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를 탐구하는 장문의 기사를 사흘 연속 국제면 머리기사로 올렸다.
이 신문은 지난 20일부터 3차례로 나눠 '한국 대선후보 이재명 연구(탐구)'란 타이틀로 이 후보의 성장 과정과 주요 발언 등을 사진과 그래프를 곁들여 상·중·하 편으로 조명했다.
20일 자 '흙수저를 무기로 약진했다'는 첫 기사에선 "(자유)분방한 발언과 실천력으로 존재감을 드러내 온 인물"이라고 총평했다.
요미우리는 한국 사회에서 '흙수저'는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난 것을 가리키는 '금수저'와 대비되는 말로, 빈곤가정 출신을 의미한다면서 경북 안동 농가에서 9명의 형제 중 7번째로 태어난 이 지사가 여당 대선후보가 되기까지의 다사다난했던 인생역정을 자세히 소개했다.
기사 말미에는 격차가 커지는 한국에서 '흙수저'를 무기로 지도자 자리에 오르려 하는 이 후보의 웅변이 지지자들을 매료시키지만 그의 공격적인 정치 스타일은 물의를 빚는 일이 많다고 적었다.
요미우리는 '강제 수법…갈채와 비판'이란 부제를 붙인 2번째 기사에선 '싸움닭'이라는 별명을 얻은 이 후보가 SNS를 활용해 정적이나 주류 언론매체를 몰아붙여왔다며 "그런 공격성은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연상시킨다는 지적도 있다"고 전했다.
한국 대통령이 총리, 대법원장, 검찰총장을 포함해 약 7천 개의 주요 공직 인사권과 법안 제출·거부권을 쥐어 '제왕'으로도 불린다고 한 요미우리는 막강한 권한을 잡았을 때의 이 후보 행동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고 주장했다.
요미우리는 22일 자에 게재한 '간판공약은 현금 지급'이란 제목의 마지막 기사를 통해 기본소득제 등 이 후보가 내세우는 분배 정책을 집중적으로 소개하면서 '퍼주기'라는 비판이 더불어민주당 안팎에서 나온다고 전했다.
이어 이 후보의 분배 정책에 대해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지만, 본인은 "대중을 따르는 것이 민주주의의 본질"이라며 동요하는 기색을 보이지 않는다고 평했다.
요미우리는 이 후보가 일본과 관련해 쏟아냈던 그간의 강경 발언도 도표를 곁들여 상세하게 알렸다.
대표적인 발언으로 '군사적으로 보면 일본은 여전히 적성국'(2016년 11월 페이스북 글), '침략 국가인 일본이 분단돼야 했다'(올 7월), '인류와 자연에 대한 중대한 범죄'(올 5월 후쿠시마 제1원전 방사능 오염수 방류 처분 계획을 비판하며) 등을 열거했다.
이 신문은 올 7월 기자회견에서 이 후보가 "(일본에) 반감은 갖고 있지 않다. 한국과 일본은 동반자가 돼야 한다"고 말하면서 징용 피해자 소송 문제 등을 놓고는 "용서는 가해자가 아니라 피해자가 하는 것"이라고 했던 발언도 소개했다.
요미우리는 이 기사의 결론부에서 이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대일 관계에서 역사와 다른 문제를 분리해 한일 현안을 합리적으로 해결하려 할 것이라는 일각의 견해가 있긴 하지만, 같은 인권변호사 출신인 문재인 대통령이 '피해자 중심주의'를 내걸고 강경 여론을 좇아 대일관계 개선을 뒷전으로 돌린 것과 다른 길을 갈지를 놓고 의문시하는 분위기도 있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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