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신뢰 잃은 니카라과 11월 대선…국제사회 "가짜 선거" 비판
오르테가, 야권 유력주자들 체포한 채 5선 도전…미·EU 등 규탄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내달로 예정된 중미 니카라과의 대통령 선거가 투표 시작 전부터 국제사회의 비난에 휩싸였다.
미주기구(OAS) 상임위원회는 20일(현지시간) 34개 회원국 중 26개국의 찬성으로 니카라과의 공정한 대선 실시와 정치범 석방을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루이스 알마그로 미주기구 사무총장은 "니카라과의 민주주의 상황은 니카라과 국민뿐 아니라 모두의 문제"라며 니카라과 상황에 깊은 우려를 표시했다.
내달 7일 치러지는 니카라과 대선에는 다니엘 오르테가(75) 대통령과 로사리오 무리요(70) 부통령 부부가 좌파 여당 산디니스타 민족해방전선(FSLN)의 정·부통령 후보로 나선다.
1979∼1990년, 2007년 이후 지금까지 장기집권 중인 오르테가로서는 통산 5선이자 4연임 도전이다.
대선을 앞두고 오르테가 정부는 지난 6월부터 유력 대선주자 7명을 포함한 야권 인사 30여 명을 줄줄이 체포했다. 현재 대선 후보는 오르테가 외에 인지도가 떨어지는 5명의 우파 군소 후보들만 남았다.
야권과 국제사회는 오르테가의 유력 경쟁자들이 제거된 채 치러지는 이번 대선이 공정한 민주선거가 아니라고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정책 고위대표는 지난 18일 내달 니카라과 대선은 "독재정권이 조직한 가짜 선거"라고 비판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전했다.
EU는 이번 대선에서 오르테가 대통령이 또 당선될 경우 정권에 대한 추가 제재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르테가 정권 인사들에 제재를 가해온 미국 정부도 니카라과 선거가 이미 "모든 신뢰를 잃었다"고 말했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지난 14일 "오르테가 정권이 선거에서 패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으로 저지른 비민주적·권위주의적 행동은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에 대한 기대에 마지막으로 일격을 가했다"고 말했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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