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치 "한국 경제 중기적 성장세 견조…수출·내수가 견인 전망"

입력 2021-10-20 18:12
피치 "한국 경제 중기적 성장세 견조…수출·내수가 견인 전망"

재정적자 증가, 신용등급에 부정적…압박요인 될 정도는 아닌 듯



(서울=연합뉴스) 박원희 기자 =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한국 경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기간 상당한 복원력을 보여줬으며 중기적인 성장세도 견조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향후 정부 부채 비율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닥쳐올 인구 고령화 문제, 한반도 긴장 상황과 같은 지정학적 요인 등이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피치는 20일 국제금융센터, 한국기업평가와 공동으로 주최한 웹 세미나에서 "(팬데믹 기간) 전 세계에서 반도체·전자기기의 수요가 급증했으며 이로 인해 한국은 수출·제조업의 큰 호조를 경험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발표에 나선 피치의 제레미 주크 국가신용등급 담당 연구원은 "최근 한국의 수출 데이터를 보면 높은 수준이지만 더 늘어나지는 않고 있다"면서도 "전 세계 내구재의 재고 수준이 여전히 양호하고 반도체 관련해 부족분이 있어 수출 성과를 지속하는 데에는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내수 소비가 올해 하반기 들어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둔화하는 측면이 있으나, 백신 접종률의 증가와 견조한 소비 심리 등에 힘입어 지속적인 경제 성장의 원동력이 될 것으로 봤다.

그러나 팬데믹 기간 늘어난 한국의 재정 적자가 앞으로도 상향 곡선을 그릴 것이며 이는 앞으로 닥쳐올 인구 고령화 등에 대응하는 데 있어 부정적인 요인이라고 그는 말했다.

다만 주크 연구원은 "신용 등급 측면에서 (재정 적자가) 향후 몇 년 동안 (신용 등급) 압박 요인이 될 것으로는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그는 한국 정부가 내놓은 '한국형 재정준칙' 방안 등이 장기적으로 재정수지를 균형 있게 잡아주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봤다.

앞서 정부는 2025년부터 국가채무비율을 매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60% 이내, 통합재정수지는 GDP 대비 -3% 이내로 통제한다는 내용의 국가재정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주크 연구원은 한국의 신용등급과 관련해 "중요한 부분 중 하나는 대외 건전성이 견조하다는 것"이라며 "경상수지 흑자가 지속되고 있으며 외환보유액 수준도 높다"고 말했다.

다만 북한 등의 지정학적 리스크의 고조, 재정적자의 지속적인 증가나 우발부채에 따른 정부 부채의 대폭 증가 등이 신용 등급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그는 언급했다.

주크 연구원은 지난 8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에 대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금리 인상을 단행한 첫 번째 국가가 됐다"며 빠른 속도의 주택 가격 상승, 높은 가계부채 등을 기준금리 인상의 주된 배경으로 판단했다.

그러면서 한은이 올해 추가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있으며 내년과 내후년에는 각각 50bp(1bp=0.01%포인트), 25bp를 올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최근 인플레이션(물가 상승)과 관련해서는 일시적인 것으로 판단하며 2023년 말까지 1%대로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encounter2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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