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틴 美국방, 친서방 옛 소련권 국가 순방…조지아·우크라 등

입력 2021-10-19 17:56
오스틴 美국방, 친서방 옛 소련권 국가 순방…조지아·우크라 등

"양국 나토 가입 문제 등 논의"…러시아-나토 갈등 고조 와중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이 19일(현지시간) 러시아에 맞서며 친서방 노선을 걷고 있는 옛 소련국가 우크라이나를 방문한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역시 친서방 정책을 취하고 있는 조지아(러시아명 그루지야)를 방문해 이라클리 가리바슈빌리 총리 등과 회담한 오스틴 장관은 이날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로 이동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 안드레이 타란 국방장관 등을 만날 예정이다.



옛 소련에 속했던 조지아와 우크라이나는 모두 미국과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하며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NATO) 가입을 추진하는 등 친서방 노선을 걷고 있다.

오스틴 장관은 젤렌스키 대통령 등과의 회담에서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러시아 공세 대응 등을 논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과 타란 장관은 지난달 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초청으로 워싱턴을 방문해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문제 등을 포함한 광범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오스틴 장관의 우크라이나 방문에 맞춰 워싱턴 미-우크라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국방원조 물자 2차분이 전날 키예프에 도착했다고 현지 국방부가 밝혔다. 상세한 지원 물자 명세는 공개되지 않았다.

국방부는 "양국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전체 물적 지원 규모는 6천만 달러(약 695억 원)"라면서 "이는 이전에 합의된 2억5천만 달러에 더해 추가로 지원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10일에는 탄약과 정밀 무기, 레이더 장비 등 국방원조 물자 1차분이 우크라이나에 도착했으며, 3차분도 조만간 공급될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2014년부터 미국으로부터 20억 달러 이상의 군사 지원을 받았다고 타스 통신은 전했다.

한편 오스틴 장관은 전날 트빌리시에서 가리바슈빌리 조지아 총리와 회담하며 "미국은 러시아의 조지아 영토(남오세티야와 압하지야) 점령과 여러 수단으로 흑해에 대한 영향력을 확보하려는 시도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남오세티야와 압하지야는 지난 2008년 조지아에서 분리·독립을 선포한 뒤 러시아의 보호를 받고 있다.

가리바슈빌리 총리는 회담에서 조지아는 역내에서 미국의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라며 미국과의 협력 관계를 강조했다.

오스틴 장관은 드주안셰르 부르출라드제 조지아 국방장관과 조지아군 현대화를 위한 협력 문서에 서명했다.

조지아도 우크라이나와 마찬가지로 나토 가입을 추진하고 있다.

러시아는 자국 국경 인근의 옛 소련국가들이 나토에 가입하는데 극도로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

오스틴 장관은 조지아·우크라이나 방문에 이어 동유럽의 나토 회원국인 루마니아도 찾는다.

뒤이어 21일부터 이틀 동안 벨기에 브뤼셀 나토 본부에서 열리는 나토 회원국 국방장관 회의에 참석한다.

나토 국방장관들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처음 대면으로 열리는 이번 회의에서 러시아와 중국의 위협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나토 국방장관 회의는 러시아가 전날 나토 주재 자국 대표부 업무를 잠정 중단하고, 모스크바 주재 나토 연락사무소를 폐쇄할 것이라고 발표해 양측 간 외교 갈등이 악화한 가운데 열린다.

이에 앞서 나토는 지난 6일 브뤼셀 나토 주재 러시아 대표부 직원 8명에 대한 외교관 자격 승인을 취소하고 이들에 추방 명령을 내린 바 있다.

나토 측은 이들이 러시아 정보기관 소속 요원들로 외교관 자격에 부합하지 않는 활동을 했다는 혐의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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