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휘발유 가격 1천800원도 넘었다…유가 고공행진 어디까지

입력 2021-10-18 14:24
수정 2021-10-18 20:45
서울 휘발유 가격 1천800원도 넘었다…유가 고공행진 어디까지

국제유가 상승에 고환율 겹쳐…2018년 유류세 인하 전보다 높아

겨울철 난방 수요 부담도 겹쳐…커지는 유류세 인하 요구

(서울=연합뉴스) 김영신 기자 = 국내 유가 최고가 지역인 서울의 휘발유 가격이 18일 ℓ당 1천800원을 넘어섰다.

최근 국제유가가 7년 만에 최고치로 급등하면서 국내유가도 큰 폭의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

업계와 소비자들 일각에서는 국내 휘발윳값이 ℓ당 2천원선도 돌파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한시적 유류세 인하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더욱 커지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서울의 평균 휘발윳값은 전날(17일) 1천796.6원에서 이날 1천801.0원으로 하루새 4.4원 상승했다.



특히 서울 곳곳에서는 이미 ℓ당 2천500원을 넘는 주유소들도 나오고 있다. 중구 서남주유소(2천577원)와 용산구 서계주유소(2천533원) 등이 대표적이다.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이날 기준 1천724.7원까지 올랐다. 지난주에 전주 대비 28.3원 오른 ℓ당 1천687.2원으로 마감됐는데 월요일인 이날 벌써 37원 더 상승한 것이다.

앞서 전국 휘발유 가격이 최고가를 기록했던 시기는 ℓ당 2천원을 넘었던 2012년이다. 당시 국제유가 급등 영향으로 2012년 8∼10월 ℓ당 2천원을 상회했다.

이후 11월부터 2014년 10월 초까지 약 2년간 ℓ당 1천800∼1천900원 선을 오가다 2014년 10월 둘째 주에 1천700원 선으로 떨어졌다.

가장 최근에는 미국과 이란 간 갈등으로 원유 공급 감소 우려가 커진 데 따른 국제유가 상승으로 2018년 11월 국내 휘발유 가격이 1천690.3원까지 상승한 바 있다.



이에 정부는 2018년 11월부터 6개월간 한시적 유류세 인하를 전격적으로 단행해 국내 유가 안정을 꾀했다. 유류세 인하는 2019년 8월 말 종료됐다.

이번 유가 상승은 수요 증가에 따른 공급 부족과 환율 상승이 겹치면서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확대 등에 힘입어 세계 원유 수요가 급증하고 있으나, 산유국들의 증산 억제와 일부 원유 생산설비 가동 차질 여파로 공급이 부족해지자 원유 가격이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다 환율까지 상승하며 유가 가격 상승폭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처럼 국제유가가 계속 오르고 있는 데다 겨울철 난방 수요도 점점 커지는 시기여서 소비자들의 부담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유류세 인하 요구도 점차 커지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유가가 유류세 인하를 단행했던 2018년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라며 "국제유가 오름세와 고환율이 지속되고 있어 국내 유가 안정을 위해서는 정부가 유류세 인하를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물론 국제유가가 100달러 선을 돌파하거나 국내 휘발유 가격이 2천원을 돌파할 것이라는 우려는 과도하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 시각이다.

업계에 따르면 미국 에너지정보청 등 주요 에너지기관은 최근 전망 보고서를 통해 시장의 수급 여건은 계속 타이트하게 지속되겠으나, 4분기 중 원유 공급이 늘어남에 따라 유가의 추가 상승은 다소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키움증권[039490] 심수빈 연구원은 "유가가 추가로 상승하기 보다는 현재의 고유가 수준이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는 게 기관들의 전망"이라며 "유가는 당분간 80달러대에서 움직이며 추가 급등 가능성은 낮아보인다"고 말했다.

sh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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