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포토] 우주서 돌아온 러 감독과 배우…우주정거장서 첫 영화 촬영

입력 2021-10-17 19:11
[월드&포토] 우주서 돌아온 러 감독과 배우…우주정거장서 첫 영화 촬영

심장질환 우주인 구하는 여의사 얘기…12일간 촬영 뒤 캡슐 타고 귀환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사상 처음으로 우주 소재 장편영화를 촬영한 러시아 감독과 배우가 17일 지구로 귀환했습니다.

앞서 지난 5일 전문 우주비행사 1명과 함께 소유스 우주선을 타고 ISS로 올라갔던 러시아 감독 클림 쉬펜코(38)와 여배우 율리야 페레실드(37)는 12일 동안 우주에 머물며 영화를 촬영했습니다.



이들이 탄 러시아 '소유스 MS-18' 우주선은 이날 오전 4시14분(모스크바 시간) ISS에서 분리된 뒤 약 3시간여 만인 오전 7시35분 카자흐스탄 남동부 도시 줴즈카즈간 인근 초원지대에 무사히 착륙했습니다.



지구 대기층으로 진입하는 과정에서 우주선의 생활공간과 기계실 등은 모두 불타고 방화·단열 처리가 된 귀환 캡슐 만이 지상에 내렸습니다.

캡슐에서 나온 탑승객들은 현장 의료진으로부터 혈액 내 산소포화도, 혈압 측정 등의 기본 검진을 받고 언론 인터뷰를 마친 뒤 항공기로 의료시설로 이송됐습니다.

이들의 귀환 지원을 위해 약 200명의 군인과 12대의 헬기, 3대의 항공기, 20여 대의 특수 장비 등이 동원됐습니다.



러시아 팀이 사상 처음으로 우주에서 촬영한 장편영화 '도전'은 심장질환을 겪는 우주비행사를 구하기 위한 여의사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여배우 페레실드는 우주비행사를 구하기 위해 한 달간 우주비행 훈련을 받은 뒤 ISS로 올라가는 여의사를 연기했습니다.



우주 촬영은 쉬펜코 감독이 직접 했습니다.

전체 영화 중 35∼40분 분량이 우주공간에서 촬영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올렉 노비츠키 등 ISS에 머물던 러시아 우주인 3명도 영화 촬영에 참여했다고 타스 통신은 전했습니다.



이 영화는 러시아 연방우주공사(로스코스모스)가 현지 국영 TV 방송사 '제1채널' 등과 공동으로 기획해 제작하고 있습니다.

아직 제작 완료와 개봉 시기 등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러시아의 첫 우주 영화 촬영은 옛 소련 시절 미국과 경쟁하던 '우주 강국'의 면모를 다시 한번 보이려는 시도로 보입니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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