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대통령 탄핵 추진 어려울 듯…열쇠 쥔 하원의장 반대
"선출직 평가는 투표로 해야"…여론은 찬성 의견 우세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에서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에 대한 탄핵 요구가 커지는 가운데 탄핵 추진의 열쇠를 쥔 하원의장이 반대 입장을 밝혔다.
15일(현지시간) 브라질 매체에 따르면 아르투르 리라 하원의장은 이날 연방대법원에 보낸 입장문을 통해 "대통령 탄핵은 극단적인 해결책"이라면서 "민주주의 국가에서 선출직에 대한 평가는 투표를 통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에게 우호적인 인사로 알려진 리라 의장은 대법원이 대통령 탄핵 요구서에 대한 심의를 강제하는 데 대해서도 "탄핵 요구서 심의에는 시한이 없다"고 주장했다. 대통령 탄핵에 반대한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확인한 셈이다.
지금까지 하원에 접수된 보우소나루 대통령 탄핵 요구서는 130건을 넘지만, 대통령 탄핵 절차를 개시할 권한은 하원의장이 갖고 있다. 하원의장이 반대하면 탄핵 요구서 심의 자체가 불가능하다.
대통령 탄핵이 이뤄지려면 하원 전체 의원 513명 가운데 3분의 2 이상, 상원 전체 의원 81명 중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1950년 헌법에 처음으로 대통령 탄핵 조항이 포함된 뒤 지금까지 1992년 페르난두 콜로르 지 멜루 전 대통령과 2016년 지우마 호세프 전 대통령 등 두 차례 탄핵이 이뤄졌다.
여론은 보우소나루 대통령 탄핵 찬성이 우세하다.
지난달 13∼15일 유력 여론조사업체 다타폴랴의 조사(오차범위 ±2%포인트)에서 탄핵에 대한 의견은 찬성 56%, 반대 41%로 나타났다.
브라질 주요 도시에서는 지난 2일 보우소나루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시위가 벌어졌으며, 다음 달 15일에는 좌파·중도좌파 정당에 중도우파 정당까지 참여하는 범야권의 반정부 시위가 예고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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