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부탄, 국경분쟁 해결 모색 MOU 서명…인도도 '촉각'
회담 촉진 3단계 로드맵에 동의…인도 "우리도 주목 중"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국경 문제로 오랫동안 신경전을 펼쳐온 중국과 히말라야 산악국 부탄이 관련 이슈 해결 모색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15일 더힌두 등 인도 언론에 따르면 우장하오(吳江浩) 중국 외교부 부장조리(차관보급)와 탄디 도르지 부탄 외교부 장관은 전날 화상회의를 열고 국경 문제 회담 촉진을 위한 양해각서(MOU)에 서명했다.
3단계 로드맵으로 구성된 이 MOU에 따라 양측은 조만간 회담을 열고 관련 문제를 논의해 나갈 방침이다.
부탄 외교부는 "이번 MOU는 양국 국경 문제 회담에 새로운 자극을 줄 것"이라며 로드맵은 양측이 수용할 만한 성공적인 결론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로드맵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부탄은 중국 티베트 남쪽 지역 국경과 맞댄 상태로 양국은 수십 년 전부터 국경 분쟁을 벌여왔다.
2017년 인도군과 중국군이 73일간 무력 대치를 한 도카라(중국명 둥랑<洞朗>·부탄명 도클람) 인근을 비롯해 부탄 북부 자칼룽 계곡, 파삼룽 계곡, 부탄 동부 사크텡 지역 등이 대표적인 분쟁 지역이다.
인도 언론은 중국이 지난해 도카라 인근 부탄 영토 안쪽 2㎞ 지점 토르사강 근처에 '팡다 마을'을 새롭게 건설했다고 주장하며 관련 위성 이미지 등도 보도하기도 했다.
이런 여러 국경 이슈와 관련해 중국과 부탄은 1984년부터 24차례에 걸쳐 회담을 열고 관련 문제를 논의했다고 더힌두는 전했다.
하지만 2017년 이후에는 도카라 대치에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면서 양국 간 국경 문제 논의가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다.
중국과 부탄의 이런 움직임에 인도도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아린담 바그치 인도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우리는 중국과 부탄의 MOU 서명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도와 중국은 1962년 국경 문제로 전쟁까지 치렀지만, 국경선을 확정하지 못한 채 실질 통제선(LAC)을 경계로 맞선 상태다.
부탄과 마찬가지로 일부 지역의 경우 양쪽이 주장하는 '국경선'의 위치가 달라 분쟁이 생길 때마다 서로 상대가 자신의 영토를 침범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5월 판공호 난투극, 인도군 20명과 중국군 4명이 숨진 6월 갈완 계곡 '몽둥이 충돌', 9월 45년 만의 총기 사용 등 라다크 지역에서 여러 차례 충돌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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