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민주 여부는 그 나라 인민이 판단할 일"
"100년만의 대변혁기…제도경쟁, 국력경쟁서 중요"
(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은 "한 국가가 '민주'인지 아닌지는 반드시 그 나라의 인민이 판단해야지, 외부의 소수인이 이래저래 평가하고 판단할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15일 인민일보에 따르면 시 주석은 지난 13∼14일 베이징에서 열린 중앙 인민대표대회 공작회의에서 연설을 통해 "민주는 각국 인민의 권리이지 소수 국가의 전매특허가 아니다"며 이같이 말했다.
또한 시 주석은 "국제사회에서 어느 국가가 민주이고 아닌지는 국제사회가 공동으로 평가하고 판단할 일이지 자기가 늘 옳다고 생각하는 소수 국가가 평가하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민주를 실현하는데는 다양한 방식이 있으며, 천편일률적일 수 없다"며 "단일한 잣대로 세계의 다채로운 정치제도를 평가하고 단편적 시각으로 인류의 다양한 정치 문명을 심사하는 것은 그 자체가 비민주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시 주석은 중국의 인민대표대회 제도가 '전 과정의 인민민주주의'를 실현하는 중요한 제도적 장치라고 주장했다.
시 주석은 "한 나라가 민주냐 비민주냐의 관건은 진정으로 인민이 주인 역할을 하느냐이며, 인민에게 투표권이 있는지도 봐야 하지만 인민에게 광범위한 참정권이 있는지를 더 봐야(더 중요하게 여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인민이 선거 과정에서 어떤 구두 약속을 얻을 수 있는지도 봐야하지만 선거후 이런 약속이 얼마나 실현되는지를 더 봐야 하고, 제도와 법률이 어떤 정치 과정과 정치 규칙을 규정하는지도 봐야 하지만 이런 제도와 법률이 진정으로 집행되는지를 더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세계는 지금 100년 만의 대변혁을 겪고 있다"며 "제도 경쟁은 종합적인 국력 경쟁의 중요한 측면이며 제도의 우위는 한 국가가 전략적 주도권을 잡는 데 중요한 우위"라고 말했다.
이어 "제도가 안정되면 나라가 안정되고, 제도가 강하면 나라가 강해진다는 것을 역사와 현실이 증명한다"며 중국의 인민대표대회 제도를 흔들림 없이 견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중간 전략 경쟁의 맥락에 비춰 시 주석의 이번 발언은 결국 서방으로부터 '일당독재' 또는 '전제정치'로 평가받는 '중국 특색 사회주의' 제도가 서방의 자유민주주의보다 우월하다는 주장으로 풀이된다.
중국에서 인민대표대회는 한국의 각급 의회와 유사한 성격이다. 하급 단위인 현(縣)급, 향(鄕)급(진<鎭> 포함) 등의 인민대표대회 구성원은 국민의 직접 선거로 뽑지만, 그 보다 상위인 성(省)급 인민대표대회와 명목상 최고권력기구인 전국인민대표대회 구성원은 바로 아랫급 인민대표대회에서 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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