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실한 가톨릭 신자 바이든, 29일 바티칸 찾아 교황 만난다(종합)
거의 매주 미사 참석…여성 낙태권 지지로 미 가톨릭계와는 긴장 관계
로마 G20서 '오커스 갈등' 마크롱과 회담할 듯…이후 영국 COP26 참석
(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달말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이탈리아를 방문하면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알현한다.
백악관은 14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내고 바이든 대통령 부부가 29일 바티칸을 찾아 교황을 만난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종식, 기후위기 대응, 빈곤층 보호 등 근본적 인간 존엄과 관련된 협력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황 알현은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바이든 대통령에게 남다른 의미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 입성 후에도 거의 매주 미사를 챙겼다. 미국 대통령 중에서는 존 F. 케네디에 이어 두 번째 가톨릭 신자다.
바이든 대통령은 부통령이었던 2016년 4월 바티칸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알현한 바 있다. 2015년 9월 프란치스코 교황이 미국을 방문했을 때도 부통령으로서 극진히 환대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난 건 교황이 즉위한 2013년까지 총 세차례이며 백악관 집무실 책상에는 교황과 찍은 사진이 놓여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여성의 낙태권 지지로 미국 가톨릭계와 긴장관계에 있기도 하다.
미국가톨릭주교회의는 지난 6월 낙태권을 지지하는 가톨릭 신자 정치인들이 성체성사에 참여해도 되는지에 대한 교리 문서를 마련하기로 했고 교황은 성체성사의 정치화를 경계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교황 알현은 30∼31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 참석에 맞춰 이뤄진 것이다.
백악관 당국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G20 기간 중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만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마크롱 대통령의 만남 역시 주목되는 일정이다. 양국이 안보동맹 '오커스'(AUKUS) 결성으로 불거진 갈등을 일단 봉합한 후 두 정상이 직접 대면하는 건 처음이다.
미국이 지난달 영국, 호주와 오커스를 결성하고 호주에 핵추진 잠수함 기술을 지원키로 하면서 호주와 잠수함 건조를 추진하던 프랑스가 강력 반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G20에서 글로벌 최저한세율 15%에 대한 각국 정상의 합의를 끌어내고 코로나19 대응 및 경제회복 방안을 마련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G20 후엔 영국 글래스고로 넘어가 11월 1∼2일 제26차 유엔기후변화 당사국총회(COP26)에 참석한다.
이번 순방은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두 번째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6월 영국과 벨기에를 찾아 주요7개국(G7) 정상회의 등을 소화하고 '미국이 돌아왔다'는 슬로건을 동맹에 각인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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