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에너지 대란' 내년 2월까지 지속…정부, TF 꾸려 수급 관리
산업부 2차관 주재 매주 회의…"현재 국내 수급은 안정적"
(서울=연합뉴스) 윤보람 기자 = 원유, 천연가스 등 국제 에너지 가격 상승세가 내년 2월까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정부는 민관 합동 태스크포스(TF)를 꾸려 국내외 에너지·자원 시장 동향을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적극적인 수급 관리에 나서기로 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4일 서울 종로구 한국무역보험공사에서 박기영 2차관 주재로 '에너지·자원 수급관리 TF' 1차 회의를 열었다.
TF는 최근 국제 에너지 가격 상승세 속에서 국내 수급 안정을 위해 석유·가스·석탄 등 에너지·자원의 수급 상황 및 대응 방안을 점검하는 역할을 맡는다.
에너지공기업과 민간기업, 학계가 참여하며 앞으로 동절기 기간에는 매주 회의가 개최된다.
산업부에 따르면 천연가스 가격 지표인 동북아 현물가격(JKM)은 지난 6일 100만BTU(열량단위)당 56.3달러까지 올라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1년 전의 5.2달러와 비교하면 10배 이상 급등한 것이다.
이는 유럽·중국의 가스발전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러시아의 가스 공급 제약과 미국의 허리케인에 따른 생산 차질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석탄은 탄소중립 기조에 따른 투자·생산 위축과 가스 가격 상승에 따른 석탄발전 가동 증가의 영향으로 지난 6일 t(톤)당 247달러를 기록해 최근 5년 새 최고치를 나타냈다.
원유 가격(WTI) 또한 경기 회복 및 석유 수요 증가로 인해 지난 11일 배럴당 80.5달러까지 올라 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세계 주요 전망기관들은 국제 에너지 가격 상승세가 전력·난방 등 에너지 수요가 높은 내년 2월까지 계속될 것으로 예측했다.
가스 가격은 내년 초까지 40달러대의 높은 수준이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씨티그룹은 중국의 높은 수요와 유럽의 재고 부족이 지속된다면 100달러까지도 상승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국제유가 역시 배럴당 70달러대, 석탄은 t당 220달러대로 높은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국내 에너지·자원 수급 상황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원유는 매월 8천만배럴을 차질 없이 도입 중이며, 올해 비축유 목표량(25만5천배럴)도 구매를 완료해 총 1억배럴 규모의 물량을 확보했다. 지난 8월 기준으로 정부와 민간이 보유한 비축물량은 총 205일치다.
발전용 석탄도 올해 말까지 필요한 물량을 100% 이상 확보했으며, 천연가스는 가스공사의 장기도입계약을 바탕으로 현재까지 수급에 큰 어려움이 없는 상황이다.
박 차관은 1차 회의 모두 발언에서 "국내 에너지 수급이 안정적인 상황을 유지하고 있으나 에너지 가격 상승세가 지속돼 국제 에너지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만큼 긴장의 끈을 늦춰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국제 에너지 시장 동향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국내 수급·비축 현황, 비상시 대응체계 등을 꼼꼼히 점검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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