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무장관, 이스라엘 반대에도 "예루살렘 영사관 재개관"
트럼프때 폐쇄된 영사관…팔레스타인과 관계 심화 의도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14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과 관계 강화를 위해 예루살렘 주재 영사관을 다시 개관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블링컨 장관은 이날 국무부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팔레스타인과 관계를 심화하기 위해 영사관을 개설하는 절차를 향해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예루살렘 영사관은 팔레스타인과 외교적 접촉을 하는 채널로 통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를 폐쇄했다.
친 이스라엘 정책을 편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8년 팔레스타인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텔아비브에 있던 주 이스라엘 미국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옮기면서 영사관을 폐쇄한 뒤 해당 기능을 대사관 관할에 둔 것이다.
'두 국가 해법'(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각각 별도 국가로 공존한다는 개념)을 지지해온 블링컨 장관은 지난 5월에도 대사관을 그대로 두되 영사관은 복원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영사관 복원에 반대한다. 블링컨 장관은 이를 의식한 듯 이날 회견에서 구체적인 재개관 날짜를 못 박진 않았다.
이스라엘은 예루살렘 전체를 수도로 여기지만, 팔레스타인은 동예루살렘을 향후 국가의 수도로서 희망하는 상황이다.
블링컨 장관의 회견은 이날 야이르 라피드 이스라엘 외무장관, 아랍에미리트(UAE) 외무장관인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나흐얀 아부다비 왕세제와 3자 회동 후 이뤄졌다.
UAE는 지난해 이스라엘을 국가로 공식 인정하는 '아브라함 협약'을 체결해 관계를 정상화했고, 바레인, 모로코, 수단도 이스라엘과 같은 협약을 맺었다.
아브라함 협약은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 맺어진 것이지만 조 바이든 행정부도 중동 평화 개선에 기여한다고 판단해 계승 입장을 밝힌 상태다.
이날 회담에선 아브라함 협약 강화 방안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jbr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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