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 호주 핵잠함 개발에 "동남아 안정 저해…공동 대응해야"
인니·말레이, 군비 경쟁 가능성에 우려…필리핀은 지지 표명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말레이시아는 호주가 미국·영국으로부터 핵잠수함 기술을 지원받기로 한 것과 관련해 동남아 평화와 안정을 잠재적으로 방해할 수 있다며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회원국들에 공조 대응을 촉구했다.
13일 베르나마통신 등에 따르면 히샤무딘 후세인 국방장관은 전날 미국과 영국, 호주의 새 안보동맹 '오커스'(AUKUS)가 동남아 지역, 특히 남중국해에서 다른 세력들이 더 공격적으로 행동하도록 도발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았다.
그는 말레이시아의 이러한 입장은 호주 특사 면담, 피터 더튼 호주 국방장관과 통화에도 바뀌지 않았다고 의회에 출석해 설명했다.
후세인 장관은 그러면서 군함이나 핵잠수함이 말레이시아 해역에 진입하려면 반드시 사전에 특별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11월에 예정된 아세안 국방장관회의를 통해 아세안 회원국들의 공동 대응 합의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우리의 최종 목표는 (미국과 중국 사이) 힘의 균형에 상관없이 이 지역 안정을 보장하는 것"이라며 "아세안의 합의는 우리가 이 두 강대국을 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과 영국, 호주는 지난달 15일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새로운 3자 안보 파트너십 오커스 출범을 발표하고, 호주의 핵 추진 잠수함 보유를 지원키로 했다.
이들 국가는 핵 잠수함을 위한 최적의 방법을 찾아내기 위해 3국의 유관 팀들로 협의체를 꾸려 18개월간 공동 연구를 진행키로 했다.
중국 싱크탱크인 남중국해전략태세감지계획(SCSPI)은 호주의 핵잠수함 보유가 특히 남중국해에서 중국에 큰 위협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오커스 발족 및 호주의 핵잠수함 보유 계획과 관련해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는 동남아 지역에서 강대국 간의 군비경쟁이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반면, 미국의 방위동맹국인 필리핀은 오커스 계획을 지지했다.
이 때문에 말레이시아가 '아세안의 공동대응'을 촉구하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그동안 여러 차례 남중국해에서 미국과 중국의 갈등 고조를 경고했다.
작년 4월에는 국제법이 항해의 자유를 보장하지만, 남중국해에 군함과 선박이 존재하는 것은 긴장을 고조시켜 이 지역 평화와 안보, 안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내용의 외교부 장관 성명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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