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에스와티니 왕국, 초중고생 반정부 시위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아프리카 남동부 에스와티니 왕국에서 초등학생들까지 수 주간 반정부 학생 시위에 나서 군경이 일선 학교에 배치되기에 이르렀다.
김한기 에스와티니 한인회장은 12일(현지시간)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시위가 3,4주 전부터 지방 도시부터 시작해 지난 주말에는 주요 도시 도심까지 번진 가운데 초중고 학생들이 격렬한 데모를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김 회장은 자신의 집 주변에서도 학생 50∼60명이 모여 유리병을 깨고 타이어를 불태웠다고 덧붙였다.
학생들은 전날 공립학교가 전면 개교한 가운데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으로 그동안 수업을 사실상 못 했다면서 학비를 되돌려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또 그동안 공부도 제대로 못 했다면서 학년말 시험을 치르는 것 등에 반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AFP통신은 전날 7살짜리를 포함해 학생 17명이 체포됐다고 민주화단체 스와질란드 연대 네트워크의 대변인 럭키 루켈레를 인용해 보도했다.
또 약 40개 학교가 시위에 참여한 가운데 한 학생은 다리에 총상을 입었다고 스와질란드공산당이 밝혔다. 12일자 현지 신문 타임스는 1면 머리기사 제목으로 '혼란 가운데 82개 학교가 문을 닫았다'고 보도했다.
이번 시위의 배경에는 지난 6월 당시 대규모 폭력 시위를 조종했다는 혐의로 구속된 국회의원 2명의 석방을 촉구하는 측면도 있다. 이들 의원은 현재 보석 심사도 받지 못한 채 구속기간이 계속 연장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스와티니는 아프리카의 유일한 절대왕정 국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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