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빈 맞이하는 독일군 의장대에 나치추종 단체 암약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독일군 의장대 내에서 나치 추종 세력으로 의심되는 단체가 발각돼 군이 조사에 나섰다.
영국 더타임스는 11일(현지시간) 독일군이 자칭 '울프팩'(늑대떼)이라는 극우 성향 극단주의자 수십여명을 조사 중이라고 독일 매체 슈피겔 등을 인용, 보도했다.
이 단체의 우두머리는 32살의 A상병으로 알려졌으며 그는 '검은 태양'(슈바르체존네) 문양이 새겨진 티셔츠를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은 태양은 독일 나치정권의 상징으로, 나치 친위대 'SS'(슈츠슈타펠)의 수장인 하인리히 힘러가 디자인했다고 한다.
또한 A상병이 입은 티셔츠에는 '선 스튜디오 88'이라는 문구도 새겨져 있었는데, '88'은 나치 인사 '하일 히틀러'(Heil Hitler)를 상징한다. H가 알파벳의 8번째 글자라는 의미에서다.
이 단체는 신병에게 모욕적인 '신고식'을 치르게 하는 등 가혹행위를 한 의혹도 받고 있다.
샤워 중인 신병들에게 소변을 누거나 라이터로 피부를 지지는 방식이었다.
독일군은 문제의 의장대가 앙겔라 메르켈 총리, 다른 주요국 정상 등이 참석하는 주요 행사에 참여해왔다는 점에서 이번 사건을 매우 예민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더타임스는 전했다.
독일군은 A상병뿐 아니라 부사관 2명 등을 포함한 5명이 이 단체의 핵심 구성원이었던 것으로 보고 가담자가 더 있는지 조사를 확대하고 있다.
또한 이들이 부대 내 다른 우익단체들과도 교류했을 가능성도 들여다보고 있다.
독일군은 네오 나치즘 등 극우 사상의 확산을 막기 위한 노력을 끊임 없이 진행중이다.
그러나 지난해 독일군 방첩부대에서 조사를 받은 우익 극단주의자는 1천16명으로 전년(743명)보다 크게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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