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채굴업체 투자 알선한 세관 직원…감봉 3개월 징계
'사무실 PC로 가상화폐 채굴' 의혹은 확인 안 돼
(세종=연합뉴스) 김다혜 기자 = 세관 직원이 지인들에게 가상자산(가상화폐) 채굴업체 투자를 알선하고 수천만원을 대가로 받은 사실이 드러나 징계를 받았다.
1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정일영 의원이 관세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관세청은 지난달 6일 세관 직원 A씨에게 감봉 3개월의 징계(영리업무 및 겸직 금지 위반)를 내렸다.
A씨가 주변 지인들에게 다단계 형태의 가상화폐 채굴 대행업체 투자를 알선하고 해당 업체로부터 추천 보너스 등 명목으로 약 7천만원 상당을 받았다는 게 징계 사유다.
A씨는 앞서 세관 사무실 공용 컴퓨터로 가상화폐를 채굴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던 인물이다.
관세청은 A씨가 근무시간과 휴일에 사무실 컴퓨터로 가상화폐를 채굴한다는 내부 고발에 따라 조사에 착수했다가 A씨의 가상화폐 채굴업체 투자 알선 사실을 알게 됐다.
관세청은 감찰 결과에 대한 정 의원 질의에 "사무실 내 가상화폐 채굴 사실이 확인되지 않아 자체 종결했다"면서 "다만 조사 과정에서 의혹 당사자의 영리업무 금지 위반 사실이 확인돼 징계했고 문책 인사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가상화폐 채굴에는 막대한 전력이 소요된다. 실제 올해 1∼3월 A씨가 근무한 세관의 전기사용료가 전년 대비 월 200만∼300만원 더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관세청은 "컴퓨터 로그기록 및 프로그램 설치 여부를 확인하고 일별 전기사용량 분석, 직원 대면조사 등을 한 결과 가상화폐 채굴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또 "외부전문가 현장점검에서도 채굴 흔적이나 관련 사이트 접속기록이 확인되지 않았다"며 "근무환경과 그래픽카드·처리 속도 등을 고려할 때 사실상 채굴이 불가능하다는 소견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정 의원은 "가상자산 관리·감독 정부 태스크포스(TF)에 소속된 기관인 관세청 내부에서 가상화폐 투자 알선과 같은 비위 행위가 일어난 것은 공직기강이 해이해졌다는 것"이라며 "관세청이 비위 행위에 철저하게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관세청은 가상화폐 이용 불법 환치기 등을 단속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정 의원은 또 관세청이 A씨에 대한 징계위 회의록 제출을 거부했다며 "국회의 자료요구를 거부하는 것은 국민의 대표인 국회를 기만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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