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17일 후쿠시마 원전 시찰…오염수 관련 입장 표명 주목

입력 2021-10-10 07:55
기시다, 17일 후쿠시마 원전 시찰…오염수 관련 입장 표명 주목

(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2011년 동일본대지진 피해지역인 후쿠시마(福島)현을 오는 17일 찾아 대규모 방사성 물질 누출 사고가 났던 후쿠시마 제1원전을 둘러본다.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취임 13일 만인 오는 17일 후쿠시마 제1원전을 시찰하는 방향으로 일정을 짜고 있다.

취임 초기 방문을 통해 후쿠시마 지역의 부흥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하겠다는 메시지를 던지려는 것으로 보인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 8일 첫 국회 연설에서 "동일본대지진으로부터의 부흥 없이는 일본의 재생이 있을 수 없다"면서 이재민 지원, 산업·생업의 재건, 후쿠시마의 부흥·재생에 전력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그러나 기시다 총리가 오는 17일 후쿠시마를 방문하면 전임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와 비교해 취임 시점을 기준으로 사흘 늦은 것이다.

스가 전 총리는 취임하고 열흘 만인 작년 9월 26일 첫 지방 출장지로 후쿠시마현을 찾았다.

스가는 당시 후쿠시마 제1원전을 시찰한 뒤 현안인 방사능 오염수 처분 방침을 조속히 결정하겠다고 했고, 일본 정부는 올해 4월 지역 어민들과 환경·시민단체, 한국·중국 등 주변국이 강하게 반대하는 해양 방류안을 확정했다.

기시다 총리가 이번 후쿠시마 방문 중에 스가 내각이 결정한 오염수 해양 방류안과 관련해 어떤 입장을 표명할지 주목된다.



기시다 정부는 일단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를 정화처리해 방류하는 정책을 변함없이 추진할 것임을 예고했다.

원전 정책을 관장하는 하기우다 고이치(萩生田光一) 신임 경제산업상(장관)은 지난 6일 자 요미우리신문 인터뷰에서 스가 내각이 결정한 오염수 해양 방류안에 대해 "중대한 결단이었다"고 평가했다.

하기우다는 취임 기자회견에서도 오염수 방류 처분에 대한 이해 증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후쿠시마현에서는 2011년 3월 11일 동일본 해역을 강타한 규모 9.0의 강진과 뒤이어 덮친 쓰나미로 인한 후쿠시마 제1원전 노심용융으로 방사성 물질이 대규모로 누출됐다.

지진, 쓰나미, 원전사고 등 3대 재난을 한꺼번에 겪은 후쿠시마 제1원전 주변 마을 일부는 10년 넘게 흐른 지금도 사람이 살지 못하는 지역으로 묶여 있다.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는 동일본대지진 당시 폭발사고를 일으킨 원자로 내의 용융된 핵연료를 식히는 순환냉각수에 빗물과 지하수가 유입돼 섞이면서 방사능 오염수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

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은 하루 160~170t씩 계속 불어나는 오염수를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불리는 핵물질 정화 장치로 처리해 2023년 봄부터 태평양에 방류할 계획이다.

parks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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