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고나 등장에 환호성 지른 멕시코인들…상품은 순우리말 이름

입력 2021-10-10 11:27
달고나 등장에 환호성 지른 멕시코인들…상품은 순우리말 이름

주멕시코 한국문화원, 한글날 맞아 한글 이름 걸고 전통놀이 즐겨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마지막 게임은 '오징어 게임'에도 등장한 달고나 뽑기입니다."

사회자의 소개에 9일(현지시간) 주멕시코 한국문화원에 모인 참가자들은 환호성과 함께 손뼉을 쳤다.

4명의 선수가 달고나에서 조심스레 동그라미, 별, 꽃, 하트 모양을 떼어내는 동안 다른 참가자들도 선수들을 둘러싸고 신기한듯 들여다보며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이번 행사는 문화원이 한글날을 맞아 마련한 순한글 이름 선물 행사였다.

사전에 신청한 멕시코인들을 초대해 다양한 순우리말 이름들과 그에 담긴 뜻을 소개한 후 한글 퀴즈와 각종 전통놀이에서 승리한 사람부터 마음에 드는 이름을 고르는 방식이었다.



방역을 위해 30여 명의 제한된 인원만 참가할 수 있었는데 열 배가량인 300여 명이 신청해 최근 더욱 높아진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을 증명했다.

특히 다양한 전통놀이 중에서도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에 등장한 달고나 뽑기나 딱지치기가 특히 인기를 끌었다.

나란히 참가한 비리디아나와 클라우디아 자매는 "한국의 전통놀이들이 너무 즐거웠고, 특히 달고나를 직접 맛보고 체험할 수 있어서 정말 특별한 날이었다"고 말했다.

두 자매는 '바다'와 '가을'이라는 한글 이름을 골랐다.

한인 후손 4세인 바네사 리 카리오는 '별'이라는 새 이름을 갖게 됐다. 두 딸 아멜리에와 리베룰라는 '으뜸'과 '고운'을 골랐다.



이밖에도 '미리내', '샛별', '누리', '차오름'과 같은 아름다운 순우리말 이름을 선물 받은 멕시코인들은 새 이름의 자음과 모음을 구슬 팔찌로 만들어 간직했다.

행사 말미 참가자들은 일제강점기에 한글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 이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말모이'를 함께 감상하기도 했다.

박영두 주멕시코 문화원장은 "한국 이름을 원하는 현지인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돼 이왕이면 예쁘고 뜻도 좋은 순우리말 이름을 선물하는 행사를 한글날에 맞춰 마련했다"며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과 더불어 '오징어 게임'의 높은 인기도 실감한 자리였다"고 전했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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