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환율·채권 '트리플 약세' 멈출까…불안 요인 해소가 관건

입력 2021-10-10 06:06
증시·환율·채권 '트리플 약세' 멈출까…불안 요인 해소가 관건

겹악재에 증시 더 큰 충격 가능 진단도…"환율, 달러당 1,200원 넘을수도"

국고채 금리, 기준금리 인상 여부 영향 받을 듯



(서울=연합뉴스) 성서호 박원희 기자 = 이달 들어 국내 금융시장에서 주가는 하락, 환율은 상승(원화 약세), 채권 금리는 오르는(채권 가격 약세) 이른바 '트리플 약세'가 두드러졌다.

코스피는 반년 만에 3,000선이 붕괴했으며 원/달러 환율은 상승세를 지속하며 달러당 1,200원에 근접했다.

지난 6일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연 1.719%, 10년물 금리는 연 2.399%로 각각 2년 5개월, 2년 만에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공급망 문제에 따른 인플레이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恒大·에버그란데) 사태 등이 트리플 약세의 배경으로 꼽히는 가운데 전망도 밝지만은 않아 보인다.

◇ "증시, 테이퍼링·에너지 가격 상승·中부동산 리스크 등 불안 요인 여전"

지난 8일 코스피는 2,956.30에 마감하며 이달 들어서만 3.67% 하락했다. 주요 20개국(G20)의 대표지수 가운데 일본 닛케이225(-4.77%)에 이어 가장 크게 하락했다.

국내 증시가 유독 더 하락한 원인으로는 중국과의 경제 연관성이 높아 미중 갈등·헝다그룹 등의 불안 요인에 크게 영향을 받는 점, 석유·천연가스 수입국으로서 원자재 가격 상승에 민감한 점 등이 꼽힌다.



그러나 이러한 요인들이 단기간에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연준이 연내 테이퍼링 실시를 시사한 가운데 연말로 갈수록 혹한이 에너지 가격 급등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부채 한도 역시 12월까지 2개월 유예되는 데 그쳤다.

정명지 삼성증권[016360] 투자정보팀장은 "부채한도 협상과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주가가 내렸는데 부채한도 협상은 해결이 아닌 '봉합책' 수준"이라며 "테이퍼링, 부채한도 협상이라는 정치적 불확실성, 혹한의 전력 부족까지 맞물리면 이번보다 더 큰 충격이 올 수 있다"고 예상했다.

박소연 신영증권[001720] 연구위원도 "에너지 가격 안정이 확인돼야 하는데 추워지면 이런 문제들이 더 극명하게 드러날 수 있다"며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면 통화정책 정상화 등의 목소리가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005940] 투자전략팀장은 "중국 부동산 시장 리스크, 글로벌 공급망 차질 등의 악재가 상존하고 있으며 미중 무역분쟁이 재점화될 가능성도 불거지고 있다"며 "증시는 단기에 큰 폭의 반등을 보이기보단 현 지수대에서 높은 변동성을 수반한 등락을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 달러 강세 연말까지 지속…"달러당 1,200원 돌파도 가능"

환율이 증시에 우호적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부담 요인이다. 시장 참가자들은 달러 강세가 연말까지 이어지면서 원/달러 환율이 어렵지 않게 1,200원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한다.

환율은 달러당 1,200원까지 6원도 채 남지 않은 상태다. 앞서 8일 1,194.6원에 거래를 마치면서 종가 기준으로 작년 7월 28일(종가 1,196.9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랐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 사태가 해결되지 않은 데다 미중 무역 분쟁이 재개되면서 양국 갈등의 골이 더 깊어진 상태"라며 "테이퍼링 이슈와 원자재 가격 상승도 기저가 돼서 환율이 오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문제가 된 공급망 병목현상이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율이 꾸준히 높아질 것"이라며 "이런 차원에서 연말까지 달러 강세와 물가 상승은 우리가 안고 가야 한다. 달러당 1,200원까지는 오를 수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도 "환율 상승 압력은 여전히 남아있다"며 "인플레이션 우려가 짧은 시간에 해결되기는 어려워 보이는 만큼 환율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는 시장 참가자들이 많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문정희 KB국민은행 연구원은 "시장이 조금이라도 불안해지거나 스태그플레이션(성장 둔화+물가 상승) 얘기가 더 강하게 나오면 환율은 1,200원을 넘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 "국고채 금리, 12일 금통위서 기준금리 인상 여부 주목"

국고채 금리는 국내외 긴축 이슈 등으로 가파르게 오른 만큼 오는 12일 예정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점쳐진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미 3년물 금리가 '1.25% 이상의 기준금리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는 만큼 10월 금통위에서 관건은 내년 상반기 기준금리가 1.50%까지 인상될 가능성이 있는지가 될 것"이라고 짚었다.

그는 "만약 이번 10월 금리 인상 후 11월 연속 인상 가능성이 확인된다면 시장은 내년 상반기 기준금리가 1.50%까지 인상될 가능성을 일부 가격에 반영하게 될 것"이라며 "3년물 금리는 1.80%를 상회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수출, 물가 등을 고려할 때 장기금리가 연말까지 하향 안정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조종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수출은 12월에 전년 대비 10%대 초반으로 하락할 전망이고 물가는 10월이 고점"이라며 "시장금리 궤적도 10∼11월 상승 압력을 경계한 후 12월 하락하는 그림이 연출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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