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 로힝야족 8만명 외딴 섬 새 주거시설로 추가 이송 추진
인도주의 지원 등 유엔과도 협력…내년 2월까지 총 10만명 거주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로힝야족 난민캠프 인원을 분산하고 있는 방글라데시 정부가 외딴 섬에 마련한 새 주거시설에 8만여명의 로힝야족 난민을 추가로 보내기로 했다고 AFP통신 등 외신이 8일 보도했다.
샤 레즈완 하야트 방글라데시 난민구호위원회 위원장은 "몬순 우기가 끝나면 내년 2월 말까지 8만1천명의 로힝야족 난민을 바샨차르섬으로 더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방글라데시는 2017년 미얀마의 이슬람계 소수민족 로힝야족 약 75만명에게 피난처를 제공했다.
이들은 당시 미얀마군의 소탕 작전 등을 피해 국경을 넘어 방글라데시로 피신, 기존 로힝야족 난민이 주로 살던 콕스바자르에 정착했다.
방글라데시 정부는 콕스바자르 난민캠프 거주자 수가 100만명으로 불어나 포화상태에 이르자 메그나강 하구 벵골만 바샨차르섬에 새 주거시설을 마련했다.
바샨차르섬에는 수도·전기 시설을 갖춘 주택과 모스크, 농경지, 병원, 경찰서, 학습센터 등이 설치됐다.
방글라데시 정부는 작년 12월부터 난민을 배에 태워 이곳으로 보내고 있다. 지금까지 약 1만9천명이 바샨차르섬으로 이주했다.
정부의 계획대로라면 내년 2월까지 바샨차르섬에 약 10만명의 로힝야족이 살게 된다.
다만, 바샨차르섬은 지대가 낮아 사이클론과 홍수에 취약하고 현지 생계 수단이 마땅치 않다는 점 때문에 국제인권단체가 우려를 드러내 왔다. 일부 로힝야족은 배를 타고 바샨차르섬을 탈출하다가 익사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방글라데시 정부는 로힝야족 추가 이송 계획을 추진하면서 유엔(UN)과 협력하기로 했다. 방글라데시 측과 유엔난민기구(UNHCR)는 9일 인도주의적 지원과 난민 생활 여건 감시 등과 관련한 양해각서(MOU)에 서명할 예정이다.
하야트 위원장은 "유엔은 바샨차르섬의 난민 캠프에서 지금보다 더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coo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