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고위급 통화…中 "관세 철폐" vs 美 "국가주도 정책 우려"(종합2보)
류허 中부총리와 타이 USTR대표, 화상으로 만나…장외 신경전도 벌어져
(선양·워싱턴=연합뉴스) 차병섭 류지복 특파원 = 미국과 중국이 9일 통상분야 고위급 대표간 화상통화를 하고 양국 무역합의 이행 상황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이날 화상 통화에서 중국은 추가관세 철폐를 요구한 반면 미국은 중국의 국가 주도 정책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등 신경전이 벌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상무부는 류허(劉鶴) 부총리와 캐서린 타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무역합의 이행과 미중간 무역 교류협력 확대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또 각자의 핵심 관심사에 대해 입장을 밝히고 협상을 통해 이를 해결해 나가기로 했다고 중국 상무부는 밝혔다.
중국 측은 특히 추가관세와 제재 철회에 대해 교섭을 제기했고, 자국의 경제발전모델과 산업정책 등에 대한 입장도 전달했다고 상무부는 덧붙였다.
상무부는 이번 통화에 대해 "실용적이고 솔직하며 건설적인 의견 교환을 했다"고 평가했다.
외교가에서 '솔직한 대화'라는 표현은 의견일치를 보지 못했을 때 쓰는 완곡 어법으로 통한다.
USTR은 성명을 내고 "솔직한 의견 교환 과정에서 양측은 양자 통상 관계의 중요성, 양국은 물론 전 세계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 인식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타이 대표는 중국의 국가 주도적이고 비시장적인 정책·관행으로 인해 미국 노동자·농민·기업체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양측은 장외 신경전도 벌였다.
USTR 고위 관리들은 이날 화상통화 전 언론에 이번 회담은 중국과의 직접 담판이 자국의 불만 해결에 도움이 될지 판단하는 '테스트' 성격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다음 조치는 중국의 반응에 달려있다는 것이다.
한 관리는 중국이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게 주요 원칙이며, 이를 위해 중국과 직접 마주할 것이라면서 "(약속 이행) 의지가 있는지 증명하는 것은 중국에 달렸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중국이 점점 더 노골적으로 권위주의적인 국가중심 접근법을 강조하고 우리의 구조적 우려 대응에 저항하는 것을 안다"며 미국은 그 결과 중국의 해로운 관행에 따른 충격을 제한하기 위해 미국 경쟁력 향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친강(秦剛) 미국 주재 중국대사는 한 중국 매체와 인터뷰에서 중국의 미국 물품 구매액이 합의에 못 미친다는 지적과 관련해 중국은 국가 간 약속을 항상 지켜왔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친 대사는 중국이 전염병 대유행에도 불구하고 지식재산권 보호, 금융 부문 개방 등 실질적 조처를 포함해 진정성 있고 꾸준히 합의를 이행해 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 내 중국 기업에 대해 미국이 장벽과 제약을 가하는 행동을 한 데 대해 비판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날 통화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4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 시절의 고율관세 유지와 1단계 무역합의 준수를 골자로 하는 대중 통상전략을 공개한 데 이어 이뤄졌다.
타이 대표는 당시 1단계 합의 이행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중국에 준수를 촉구하면서, 중국과 관련 협의를 하겠다고 밝혔다.
미중은 무역전쟁이 격화하던 지난해 1월 미중 1단계 무역합의를 체결해 중국이 2020∼2021년 미국 제품과 서비스를 2017년 대비 2천억 달러(약 237조원) 추가 구매하기로 했다.
하지만 워싱턴 싱크탱크인 피터슨국제연구소(PIIE)에 따르면 중국 측 통계 기준 1∼8월 중국의 미국 상품 수입은 목표치의 69%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의 통화는 지난 5월에 이어 두 번째로, 미중은 연내에 양국간 화상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데 6일(현지시간) 원칙적으로 합의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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