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북부 모스크 자폭테러에 100여명 사상…IS-K 배후 자처(종합2보)
금요 예배 도중 폭발로 50명 안팎 사망…급진 수니파의 소수 시아파 겨냥 테러
(뉴델리·이스탄불=연합뉴스) 김영현 김승욱 특파원 = 아프가니스탄 북부의 한 모스크(이슬람 사원)에서 8일(현지시간) 자살 폭탄 테러가 발생, 100여 명의 사상자가 나왔다고 AFP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탈레반 관계자와 목격자에 따르면 이날 오후 북부 쿤두즈의 시아파 모스크에서 강력한 폭발이 일어났다.
탈레반 과도정부 쿤두즈주 문화공보국장인 마티울라 로하니는 "이번 폭발은 자살 폭탄 공격에 의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사건은 금요 예배가 진행되던 도중 발생했다. 이슬람 신도에게는 금요 예배가 중요하기 때문에 이날 모스크에는 많은 신도가 모인 상태였다.
현지 쿤두즈주 병원 관계자는 "지금까지 35구의 시신이 도착했고 50명 이상이 다쳐 치료 중"이라고 말했다.
AFP통신은 국경없는의사회가 운영하는 또 다른 병원으로도 15구 이상의 시신이 옮겨졌다며 총 50명 이상이 숨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AP통신도 경찰을 인용해 "이번 폭발로 100명 이상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아프간 국영 통신은 46명이 사망하고 143명이 부상했다고 전했다.
의료진은 사상자 수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온라인에 올라온 사진과 영상 등을 살펴보면 현장에는 시신이 흩어져 있고 모스크 주변으로 연기가 피어올랐다.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AP통신에 "시아파 모스크가 타깃이었으며 많은 신도가 숨지거나 다쳤다"면서 "현장에 특수부대 요원이 도착했고 사건을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현지 주민인 한 여교사는 AFP통신에 많은 이웃이 죽었다며 "16살 된 이웃도 숨졌다"고 안타까워했다.
수니파 극단주의 조직인 이슬람국가(IS)의 분파인 이슬람국가 호라산(IS-K)은 이날 저녁 SNS를 통해 성명을 내고 자신들이 이번 테러의 배후라고 주장했다.
IS-K는 성명에서 "순교자는 탈레반이 추방하려고 한 위구르족 무슬림"이라며 "모스크에 모인 시아파들 사이에서 자폭 조끼를 작동시켰다"고 밝혔다.
아프간에서는 인구의 85∼90%가 수니파로 분류된다. 인구의 10∼15%밖에 되지 않는 시아파는 종종 다수 수니파로부터 차별을 받아왔다.
특히 수니파 극단주의 조직인 이슬람국가(IS)는 시아파를 배교자라고 부르며 시아파 주민 등을 대상으로 여러 차례 테러를 감행해왔다.
2017년 10월에도 수도 카불의 시아파 모스크에서 자살 폭탄 공격으로 56명이 숨졌다.
IS는 같은 수니파인 탈레반에 대해서도 미국과 평화협상을 벌인 점 등을 지적하며 온건하다고 비난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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