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 전관 취업업체에 일감몰아주기 의혹…10년간 2천500억"
추경호 의원 "무늬만 민간위탁, 제도 개선 필요"…관세청, 법령에 따라 사업자 선정
(세종=연합뉴스) 김다혜 기자 = 관세청 퇴직 고위공무원이 취업한 민간 업체 또는 협회가 관세청 사업을 과도하게 수주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8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이 관세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KCNET(케이씨넷), 국가관세종합정보망운영연합회, 국제원산지정보원, 한국관세물류협회, 무역관련지식재산권보호협회, 한국관세무역개발원 등 6개 기관·업체는 2011년부터 올해 8월까지 관세청에서 175건의 계약을 수주했다. 금액으로는 약 2천478억원이다.
전체 수주한 사업 1천83건 중 16.2%, 총수주액(8천316억원)의 29.8% 수준이다.
이들 6개 기관·업체에는 세관장을 비롯한 관세청 공무원 출신이 이사장, 대표, 본부장 등으로 재직 중이다.
계약 형태를 보면 일반경쟁에서 수의계약으로 전환된 경우가 71건, 수의계약 52건, 일반경쟁 51건, 제한경쟁 1건 등이다.
관세청은 일감 몰아주기 의혹에 대한 추 의원 질의에 관계 법령에 따라 사업 수행자를 선정했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케이씨넷에 대해서는 "관세행정의 전문성·특수성으로 인해 관세청의 정보화 사업에 일반 정보통신기술(ICT) 업체의 사업 참여도가 낮다"며 "경쟁입찰로 발주해도 케이씨넷이 단독 응찰함에 따라 최종 수의계약으로 변경해 진행하는 사례가 다수 발생한다"고 했다.
관세청 퇴직 고위공무원이 대표로 있는 케이씨넷은 10년여간 796억원(45건) 규모의 사업을 수주했다.
관세종합정보망운영연합회의 경우 "관세법에 따라 국가관세종합정보망 운영사업자로 지정받아 국가 관세망을 위탁 운영 중"이라고 해명했다.
관세청은 "지난해 국감에서 민간 특정 업체의 국가 관세망 운영사업 독점 지적을 받고 관계부처 및 국회와 개선방안을 협의했고 현재 국가관세종합정보망운영연합회의 공공기관 전환을 추진 중"이라고 덧붙였다.
추 의원은 "'관피아' 일감몰아주기 의혹은 국정감사 단골 메뉴지만 좀처럼 개선이 안 된다. IMF 당시 행정기관을 줄인다며 '무늬만 민간 위탁'을 시작한 뒤 20여년이 흐르며 독점 구조만 공고해졌다"며 "이제는 전담 기관 설립 등 근본적인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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