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CIA, 중국미션센터 창설…코리아미션센터는 사실상 폐지

입력 2021-10-07 22:52
미 CIA, 중국미션센터 창설…코리아미션센터는 사실상 폐지

CIA 국장 "적대적 중국 정부, 21세기 최대 지정학적 위협"



(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중국에 초점을 맞춰 조직을 재정비하면서 '중국미션센터'를 창설한다.

워싱턴포스트(WP) 등 미 언론에 따르면 윌리엄 번스 CIA 국장은 7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중국미션센터 설립을 알렸다.

번스 국장은 "중국미션센터는 21세기에 우리가 직면한 가장 중요한 지정학적 위협, 즉 점점 더 적대적인 중국 정부에 대한 우리의 집단적 업무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CIA는 각국에 요원과 언어학자, 기술담당자, 전문가 등을 배치해 첩보를 수집하고 중국의 이익 추구 활동에 대응할 계획이다. 냉전 시절 구소련을 상대로 벌였던 CIA 활동과 비슷하다.

CIA는 또한 중국어 능통자를 뽑아 훈련시킬 예정이며 번스 국장은 중국미션센터장을 매주 만나 보고를 받을 계획이다.

CIA 고위 당국자는 WP에 냉전 시절의 구소련과 비교하면서 중국이 경제 규모와 국제적 영향력을 감안할 때 더 강력하고 복잡한 라이벌이라고 규정했다.

WP는 CIA가 다른 나라나 대테러 임무를 소홀히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번스 국장의 입장이지만 중국미션센터의 창설은 중국이 CIA의 '넘버 원' 표적이라는 점을 분명히 시사하는 것이라고 평했다.

존 브레넌 CIA 전 국장은 "별도의 미션센터가 있어야 하는 나라가 있다면 그건 중국이다. 국제적 야망을 가지고 미국의 이익과 국제질서에 최대 도전을 제기하는 나라"라며 센터 창설을 반겼다.

2017년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 시절 생긴 코리아미션센터와 이란미션센터는 각각 동아시아와 근동 지역 전체를 담당하는 부문으로 흡수된다고 CIA 고위 당국자는 전했다.

사실상 코리아미션센터와 이란미션센터는 폐지되는 셈이다. 코리아미션센터는 2017년 5월 신설됐는데 CIA가 특정 국가에 집중해 별도의 미션센터를 만든 건 당시가 처음이었다.

'화염과 분노'로 대표되는 북미 간 대치 국면을 지나 2018년 남북미 간 대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앤드루 김 당시 코리아미션센터장이 마이크 폼페이오 당시 국무장관과 평양을 방문, 협상 진전을 주도하기도 했다.

CIA는 해외 첩보망이 흔들리면서 위기에 봉착한 상태다. 뉴욕타임스는 CIA가 최근 세계 곳곳의 지부에 극비 전문을 전송, 정보원 역할을 하던 수십 명의 신원이 드러났다며 주의를 당부했다고 5일 보도했다.

na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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