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코로나19 급격한 재확산세…"일일 신규확진 2만7천여명"
"사망자도 하루 900명 이상"…낮은 백신 접종률이 확산 부추겨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가파르게 늘고 있다.
지난달 중순 이후 다시 시작된 증가세가 본격적으로 4차 유행으로 번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지 코로나19 유입·확산 대책본부에 따르면 7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일일 신규확진자는 2만7천550명으로 올해 들어 가장 많았다.
전날 신규확진자(2만5천133명)보다도 2천417명이 더 늘었다.
수도 모스크바에서만 5천404명의 신규확진자가 나와 지난 7월 11일 이후 최다를 기록했다. 전날 모스크바 신규확진자(3천589명)와 비교하면 50%가 늘어난 것이다.
제2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2천418명, 모스크바 외곽 모스크바주에서도 1천454명의 신규확진자가 보고됐다.
러시아 전체 누적 확진자는 769만110명으로 미국, 인도, 브라질, 영국에 이어 세계 5위 규모다.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도 빠르게 늘고 있다.
이날 신규사망자는 924명이나 나와 누적 사망자 수를 21만3천549명까지 키웠다.
전날에는 하루 929명이 사망해 코로나19 전파 이후 최다였다.
급격한 코로나19 확산세는 주민들의 백신 접종률이 여전히 낮은 가운데 전염성이 높은 인도발 델타 변이가 감염을 주도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팬데믹 장기화로 주민들의 방역 피로감이 커지면서 사회적 거리두기·마스크 착용 등의 방역 지침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것도 감염 확산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정부의 여러 진작책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의 백신 접종률은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국제 통계 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의 지난 6일 기준 자료에 따르면 러시아인 4천330만 명이 코로나19 백신 2회 접종을 모두 마쳐 인구(1억4천600만 명) 대비 접종률은 29.7%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현지 보건당국이 자체 개발한 '스푸트니크 V' 등의 백신을 이용해 지난 1월부터 10개월째 접종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접종률은 매우 저조한 수준이다.
백신의 효능이나 안전성에 대한 주민들의 불신이 여전하고, 혹 감염되더라도 치명적 상황까지 내몰릴 확률은 낮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접종률이 좀처럼 오르지 않고 있다.
게다가 방역 긴장감 해이로 길거리는 물론 식당·카페, 쇼핑몰, 대중교통수단 등 다중밀집 지역에서도 마스크를 끼는 사람이 크게 줄었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4차 유행 추세가 연말까지 이어지면서 대규모 확진자가 쏟아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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