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소아 생체 간이식 생존율 99%"
담도폐쇄·급성간부전에 대표 치료법…"긴밀한 협진과 맞춤형 관리 효과"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소아에서 선천적으로 발생하는 담도폐쇄와 급성 간부전의 대표적인 치료법은 간이식 수술이다. 특히 간경화로 진행된 상태에서는 간이식이 아니면 살려낼 방법이 없다.
소아 간이식은 성인보다 수술이 까다롭고, 수술 부위가 상대적으로 작아 합병증 발생 가능성이 높다. 간이식 직후에도 소아 중환자실에서 체계적이고 집중적인 관리가 뒷받침돼야 높은 생존율을 기대할 수 있다. 아이의 수술을 앞둔 부모가 애간장을 태우는 이유다.
하지만, 이런 소아 간이식도 이제 걱정을 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수술 후 아이의 생존율이 99%에 달할 정도로 성적이 좋아졌기 때문이다.
서울아산병원 소아간이식팀은 2012∼2021년 시행한 93건의 소아 간이식을 분석한 결과, 생존율이 99%에 달했다고 7일 밝혔다.
이는 이 병원의 소아 간이식 생존율이 1994∼2002년(81건) 80%, 2003∼2011년(113건) 92%에 머물렀던 것에 견줘 크게 높아진 수치다.
전체 환자의 생체 간이식 원인으로는 담도 폐쇄증(52%)이 가장 많았고, 급성 간부전(26%), 기타 간 질환(11%)이 뒤를 이었다. 수혜자와 기증자 사이의 혈액형 조합은 대부분 적합했고, 4%(11명)에서 ABO 혈액형 부적합 이식을 받았다.
기증자는 부모가 약 90%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형제자매가 8%였다. 기증자 중 사망은 한 건도 없었다.
김경모 서울아산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소아 간이식 생존율은 간이식 시행 전 소아 환자의 면역과 영양 상태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에 이식 전후 소아과 전문의의 집중적인 관리가 필수"라며 "소아과와 소아외과의 긴밀한 협진, 환자 맞춤형 관리와 간이식 수술 기법이 생존율 99%를 기록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소아 생체 간이식은 1994년 서울아산병원 간이식·간담도외과 이승규 석좌교수가 처음으로 시작했다. 이후 ABO 혈액형 부적합 생체 간이식 및 2대1 생체 간이식 등을 잇달아 성공했다.
이승규 서울아산병원 간이식·간담도외과 석좌교수는 "풍부한 간이식 경험으로 전 세계 간이식 발전을 선도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간이식 분야 국제학술지 '간이식'(Liver Transplantation) 최근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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