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내일 첫 소신표명 연설…'납치문제 해결·미일동맹 중시'
중국에 '책임 있는 행동' 촉구할 듯
국가안전보장전략 개정 방침도…한일 관계 발언 주목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신임 일본 총리는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문제의 해결을 국정 과제 중 하나로 천명할 것으로 보인다.
기시다 정권은 아베 신조(安倍晋三)·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정권과 마찬가지로 미일 동맹을 외교의 핵심축으로 규정하고 미국의 중국 견제에 보조를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기시다 총리는 8일 국회에서 예정된 첫 소신 표명 연설에서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교도통신이 7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기시다 내각이 납치 문제의 해결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는 내용이 연설 원고의 원안에 포함됐다.
기시다는 취임일인 4일 기자회견에서 "납치 문제는 가장 중요한 과제"라면서 "모든 납치 피해자의 하루라도 빠른 귀국을 실현하도록 총력으로 임하겠다. 나 자신이 조건을 붙이지 않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직접 마주할 각오"라고 말한 바 있다.
그는 연설에서 미일 동맹을 기축으로 삼아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구상을 강력하게 추진할 것이라는 견해를 밝히며 중국이 책임 있는행동을 하라고 강하게 촉구할 전망이다.
미중 대결 구도가 이어진 가운데 기시다 내각도 앞선 정권과 마찬가지로 미국의 중국 견제에 동참할 것을 확인하는 셈이다.
기시다는 외교·안보 정책의 틀인 국가안전보장전략(NSS)을 개정한다는 방침을 함께 표명할 것이라고 산케이(産經)신문이 관계자를 인용해 7일 전했다.
앞서 경제 안보 정책에 역점을 두겠다고 공언한 점에 비춰보면 관련된 내용을 새 국가안전보장전략에 반영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반복된 가운데 기시다는 적 기지 공격 능력 보유를 '유력한 선택지'로 지목한 만큼 이를 국가안전보장전략에 반영할지 눈길이 쏠린다.
국가안전보장전략은 아베 정권 시절인 2013년 12월 작성됐으며 기시다 정권이 이를 처음으로 개정하게 되는 셈이다.
기시다 총리는 10년 정도의 기간을 염두에 두고 작성하는 안보 정책의 기본 지침인 '방위계획의 대강'과 이를 토대로 만드는 5년 단위의 정책인 '중기방위력 정비계획'을 수정할 의향도 함께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2차 대전 말기 원폭이 투하된 히로시마(廣島)시를 지역구로 둔 기시다는 핵 없는 세계의 실현을 위해 노력한다는 방침도 표명한다.
소신 표명 연설에는 주요 정책 과제와 국정 운영 방침이 두루 거론되며 기시다가 한일 관계에 관해 어떤 견해를 밝힐지도 주목된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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