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연내 화상 정상회담 원칙 합의"…바이든 취임 후 처음(종합)

입력 2021-10-07 05:30
수정 2021-10-07 11:22
"미중, 연내 화상 정상회담 원칙 합의"…바이든 취임 후 처음(종합)

미당국자 "설리번-양제츠 6시간 스위스 회담서 합의"…미측이 화상회담 제안

미중갈등 격화 속 관계개선 전환점 주목…북 비핵화 해법도 논의할듯



(워싱턴·제네바=연합뉴스) 류지복 임은진 특파원 = 미국과 중국은 6일(현지시간) 연내에 화상으로 정상회담을 개최하기로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미중 간 전방위 갈등이 확산하는 상황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첫 정상회담이 성사되면 양국 관계 개선의 전환점으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미 고위당국자는 이날 스위스 취리히에서 열린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정치국원의 6시간 회담 후 언론 브리핑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지난 1월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시 주석과 2월과 9월 두 차례 통화만 이뤄졌을 뿐, 정상회담은 아직 열리지 못했다.

일각에선 이달 말 이탈리아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때 양국 정상의 대면 회담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중국이 시 주석 불참을 통보해 무산된 상황이다.

시 주석은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이 발발한 이후 해외 순방에 나서지 않고 있다.

화상 회담 아이디어는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달 시 주석과 통화 때 만나고 싶다고 언급한 이후 미국이 먼저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이어 바이든 행정부도 대중 강경 기조를 유지함에 따라 인권, 대만, 남중국해, 무역, 기술 등을 놓고 전방위에서 양국 간 충돌이 갈수록 격화하고 있다.

이런 여파로 미국은 중국과의 관계를 협력, 경쟁, 충돌 등 3가지로 구분하고 기후변화, 전염병 대유행 대응 등을 협력 사안으로 규정했지만, 적극적 공조 모습은 보이지 못하고 있다.

특히 미국은 해법을 둘러싼 이견이 있긴 하지만 북한 비핵화 문제 역시 양국의 대표적인 협력 사안으로 꼽아 향후 정상회담이 교착상태인 북미 관계의 돌파구를 모색할 기회가 될지도 주목된다.



한편 설리번 보좌관과 양 정치국원은 이날 제3국인 스위스 취리히 공항 인근의 한 호텔에서 만나 6시간 동안 정상회담을 포함한 다양한 현안을 논의했다.

두 사람이 얼굴을 맞댄 것은 지난 3월 알래스카에서 양측 외교 장관을 포함해 2+2 만남을 가진 이래 처음으로, 지난달 양국 정상이 통화에서 소통 채널을 유지하자는 공감대를 형성한 뒤 후속 회의 성격으로 열렸다.

설리번 보좌관은 회담 후 성명을 내고 양국의 협력 관심사에 대한 의견을 개진했다면서도, 인권, 신장, 홍콩, 남중국해, 대만 등 중국의 행동과 관련해 미국이 우려하는 분야 역시 거론했다고 밝혔다.

또 중국과의 고위급 접촉을 이어나가겠다는 관여 의지를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신화통신을 통해 낸 성명에서 양 정치국원이 바이든 대통령의 최근 긍정적 발언의 중요성에 의미를 부여한다고 말했다면서, 미국이 중국을 억제하거나 신냉전에 관여할 의향이 없다고 말한 부분에 주목했다고 밝혔다.

양 정치국원은 또 설리번 보좌관과의 회담에 대해 양국 관계와 국제적, 지역적 공동관심 사안에서 포괄적이고 솔직하며 깊이 있는 의견교환을 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jbr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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