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 간 균형 복지로 복지국가 지속가능성 높여야"

입력 2021-10-07 10:00
"세대 간 균형 복지로 복지국가 지속가능성 높여야"

케네스 넬슨 교수 "한국, 근로연령 인구 보호 약해"

국민경제자문회의·KDI 국제 콘퍼런스



(세종=연합뉴스) 김다혜 기자 = 복지국가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려면 특정 세대에 복지 혜택을 집중하지 말고 균형 잡힌 복지를 추구해야 한다는 전문가 제언이 나왔다.

케네스 넬슨 스웨덴 스톡홀름대 교수는 7일 국민경제자문회의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개최한 콘퍼런스 기조연설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콘퍼런스는 '성장·일자리·복지의 선순환 경제'를 주제로 열렸다.

넬슨 교수는 발표문에서 "사회적 위험에 대한 권리가 연령대별로 불균등하게 나뉘면 세대 간 갈등이 유발되고 사회 내 위험과 자원의 공유 가능성이 낮아진다"며 "여러 국가에서 불평등과 사회문제가 심각해지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고령화에 따른 세대 간 갈등 심화"라고 지적했다.

그는 세대 간 복지계약의 유형을 ▲ 균형적(북유럽 국가) ▲ 노동 친화적(독일·일본) ▲ 고령 친화적(영미권 국가) ▲ 아동 친화적(한국) 등 4가지로 분류했다.

한국에 대해서는 "아동 친화적 유형을 보이는 가운데 근로 연령대 인구에 대한 보호가 특히 약한 특성을 보인다"고 진단했다.

넬슨 교수는 "균형적 세대 간 복지계약은 특정 연령층에 유리한 사회적 권리를 제공함으로써 다른 연령층의 보호장치를 약화하는 '세대 간 이해 상충적 분배'를 방지한다"며 "복지국가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세대 간에 정의롭고 공평한 관계를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재진 연세대 교수는 "한국은 초고령화에 따라 불가피하게 늘어나는 노인성 지출의 과도한 증가를 통제하고 근로 연령대 인구 대상 복지를 확대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대니 로드릭 미국 하버드대 교수는 "기술 진보, 초세계화, 시장근본주의는 국내 정책의 붕괴를 초래하지만, 전통적 복지국가 모델은 증상만 완화할 뿐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면서 교육·연금 등 생산 전·후 단계에 초점을 둔 정책뿐 아니라 생산단계에 직접 개입하는 일자리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그는 "양질의 일자리 창출은 혁신적 기술을 보유한 기업에 의해 가능하지만, 기업은 일자리 창출의 긍정적 외부효과를 고려하지 않는다"며 "기업이 필요로 하는 공공투입물을 제공해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레인 켄워시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UC 샌디에이고) 교수는 "사회민주주의적 자본주의는 자본주의 경제, 민주주의적 정치체제, 훌륭한 초중등 교육, 큰 복지국가, 고용 친화적 공공서비스, 제품과 노동시장에 대한 온건한 규제를 특징으로 한다"며 "북유럽 국가에서 이뤄진 사회민주주의적 자본주의의 성공은 특정 국가의 문화나 특성에 국한된 것이 아니고 다른 부유한 민주주의 국가로 전파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근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은 개회사에서 북유럽 복지국가에서 얻어야 할 교훈으로 "현금성 복지보다 육아·출산·보육 등 각종 사회서비스를 제대로 갖추는 것"과 "고령층뿐 아니라 직접 생산을 담당하는 청장년 인구를 복지대상으로 적절히 고려하는 시스템"을 꼽았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축사에서 "일자리는 성장의 과정에 많은 사람이 참여하는 최고의 방안이며, 복지의 선순환을 위한 연결고리이기도 하다"며 "이를 위해 근본적으로는 민간의 고용창출력을 강화하고 주52시간제 안착,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등 근로 여건 개선을 통해 일자리의 질을 계속 높여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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