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립보건원 원장, 올해 말 자리서 물러나기로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정성호 특파원 = 미국 국립보건원(NIH) 프랜시스 콜린스(71) 원장이 올해 말 자리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콜린스 원장은 5일(현지시간) 올해 말께 원장직에서 사임하겠다고 밝혔다고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콜린스 원장은 2009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임명한 인물로, 이후 3개 행정부를 거치며 10년 넘게 국립보건원을 이끌어왔다.
국립보건원은 미 보건복지부(HHS) 산하 의학 연구기관으로, 각종 질병의 치료와 예방과 관련된 생의학적 연구를 지휘하고 지원한다. 미국에서 가장 큰 생의학 연구 지원단체다.
콜린스 원장은 "한 사람이 원장직을 너무 오래 수행하면 안 된다"며 "국립보건원을 미래로 인도할 새로운 과학자를 데려올 때다"라고 밝혔다.
콜린스 원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기간 코로나19의 항(抗)바이러스제 및 다른 치료법에 대한 임상시험을 동시다발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액티브'(ACTIV) 프로젝트의 도입을 지원했다.
또 공개적인 기독교인으로서 기독교 라디오 방송 등에 출연해 백신을 꺼리는 보수층을 상대로 백신 접종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의학계에서는 소탈하면서도 생기 넘치는 성격으로 유명하다. 콜린스 원장은 오토바이를 즐겨 타며, 지난해에는 코로나19를 주제로 개사해 기타로 연주한 '마법의 용 퍼프'(Puff the Magic Dragon)를 국립보건원 유튜브 채널에 올리기도 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콜린스 원장을 두고 "우리 시대의 가장 중요한 과학자 중 한 사람"이라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그는 "콜린스 박사는 내가 대통령에 당선된 뒤 자리에 머물러달라고 가장 먼저 요청한 사람 중 한 명이었다"며 "무수히 많은 연구자들이 그의 발자취를 따르기를 열망할 것이며, 나는 뛰어난 지성과 소중한 친구의 조언, 전문성, 유머를 그리워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앞으로 후임자를 임명할 전망이다. 국립보건원장은 상원 인준을 거쳐야 하며 연간 400억달러(약 47조4천억원)가 넘는 예산을 관장한다.
콜린스 원장은 퇴임 후에도 제2형 당뇨병의 원인과 예방법, 조로증의 일종인 허친슨-길퍼드증후군의 새 치료법을 연구하는 NIH의 연구소에서 계속 일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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