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탈레반, 여성 권리 보장해야 정부로 인정할 수 있다"
이달 말 G20 정상회의서 '탈레반 인정 조건' 설정 논의 예고
(파리=연합뉴스) 현혜란 특파원 =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아프가니스탄을 점령한 이슬람 무장 조직 탈레반이 정부로 인정받으려면 먼저 여성의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프랑스 앵테르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주요 20개국(G20)이 탈레반을 정부로 인정하기 위한 조건을 함께 설정하기를 희망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이달 30∼31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서 이를 논의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갑작스레 교육, 예술에 접근하는 문이 닫힌 아프간 여성들이 처한 상황은 끔찍하지만, 우리가 압력을 넣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탈레반을 향해 "어린 소녀들에게 반드시 미래를 줘야 한다"며 "이것은 우리가 당신(탈레반)을 인정하기 전 들여다볼 사안 중 하나"고 덧붙였다.
이 밖에도 인도주의 단체의 활동을 계속 허용하고,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 단체와 협력을 중단하며 이들을 규탄하는 것을 탈레반을 정부로 인정하기 위한 조건들로 언급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비단 서구 강대국뿐만 아니라 "우리와 반드시 같은 가치를 갖고 있지 않은 다른 강대국들도 함께 행동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8월 15일 아프간 수도 카불까지 점령하며 20년 만에 재집권한 탈레반은 앞으로 여성의 권리를 존중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상은 공허한 외침에 그치고 있다.
지난달에는 7∼12학년 중등학교 수업을 재개하며 남학생만 등교를 허용했으며, 카불시는 여성 공무원에게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질 때까지 출근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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