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사, 임금교섭 첫날부터 기싸움…1시간20분 만에 중단(종합)
상견례서 사측 교섭위원 직급 두고 신경전…노조 "상견례 연기"
(서울=연합뉴스) 김철선 기자 = 삼성전자[005930] 노사가 본격적인 임금교섭 절차에 돌입한 가운데 양측은 상견례 첫날부터 팽팽한 기싸움을 벌였다.
삼성전자 노사는 5일 오후 2시께 경기 용인시 기흥캠퍼스 나노파크 2층 교섭장에서 2021년도 임금교섭을 위한 상견례 자리를 가졌지만, 협상 대상의 '급'을 놓고 이견을 빚으면서 약 1시간 20분 만에 조기 종료됐다.
노조 측은 회사의 대표 교섭위원이 지난해 전무급에서 올해 상무급으로 내려간 점 등을 문제 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관계자는 "노사 간 조율이 필요한 사안에서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상견례를 진행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조만간 상견례를 다시 열고 정식으로 교섭 요구안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사측은 "노조와 긴밀하게 대화를 이어나갈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노사가 창사 이래 처음으로 지난 8월 12일 단체협약을 체결한 데 이어 본격적인 임금교섭에도 나섰으나 초반부터 신경전을 연출함에 따라 향후 교섭 과정도 험로가 예상된다.
조합원 수 4천500여명 규모인 한국노총 금속노련 산하 전국삼성전자노조는 현재 삼성전자 내 3개 노조와 공동교섭단을 꾸리고 회사를 상대로 2021년도 임금·복리후생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노조 공동교섭단의 요구안에는 전 직원 계약 연봉 1천만원 일괄 인상, 자사주(1인당 약 107만원) 및 코로나19 격려금(1인당 약 350만원) 지급, 매년 영업이익 25% 성과급 지급 등의 내용이 담겼다.
삼성전자는 이미 지난 3월 사내 자율기구 노사협의회를 통해 올해 총 7.5%의 임금 인상을 결정했는데 노조와 다시 임금협상에 들어감에 따라 임금 인상 폭과 타결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회사 측은 교섭에 대비해 협상안을 만들고 있지만 기존 노사협의회 합의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2018년 첫 노조 설립 이후 삼성전자 노사가 임금교섭을 벌인 적은 있었지만, 타결된 적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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