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USTR 대표 "중국, 1단계 무역합의 지키라…곧 솔직한 대화"(종합)
대중 통상정책 골격 공개…중국에 광범위 우려 제기·필요 수단 총동원 공언
"동맹과의 협력이 전략의 핵심…중국과 무역긴장 심화가 미국의 목표는 아냐"
(워싱턴·서울=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박대한 기자 = 캐서린 타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4일(현지시간) 중국에 1단계 무역합의 준수를 촉구하는 한편 곧 중국과 솔직한 대화를 하겠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검토해온 대중 통상전략의 골격을 처음으로 공개한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 부과한 고율관세를 일단 그대로 둔 채 동맹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중국과의 경쟁에 나서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타이 대표는 이날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연설에서 지난 몇달간 바이든 행정부 차원에서 미중 무역에 대한 포괄적 검토가 이뤄졌다며 대중 통상정책의 얼개를 제시했다.
그는 "첫째로 1단계 무역합의 준수에 대해 중국과 논의할 것"이라며 "중국은 농업 등 미국의 산업에 이익을 가져다주는 약속을 했고 우리는 이를 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타이 대표는 "우리는 1단계 합의에서 다뤄지지 않았던 중국의 국가 중심적이고 비시장적인 무역 관행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계속 갖게 될 것"이라면서 중국과의 솔직한 대화를 통해 광범위한 정책적 우려를 중국에 제기하고 보유한 수단을 모두 동원하는 한편 필요시 신규 수단도 개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타이 대표는 또 "우리는 21세기의 공정한 무역을 위한 규정을 마련하기 위해 동맹과 계속 협력할 것"이라며 "우리 전략의 핵심은 공정하고 개방적인 시장 마련을 위해 우리 동맹과의 협력 보장에 전념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타이 대표는 '표적 관세 배제 절차' 적용 계획도 밝혔다. 트럼프 전 행정부 시절 중국 수입품 외에 대안이 없는 경우 관세 적용의 예외로 했던 제도인데 바이든 행정부 들어 시한이 만료된 상태였다.
타이 대표는 "너무 오랫동안 중국의 국제무역 규범 준수 부족이 미국과 다른 나라의 번영을 약화시켰다"면서 "최근 몇년간 중국은 국가중심적 경제시스템을 강화했다"고 강도 높게 비난하기도 했다.
그러나 타이 대표는 중국과의 무역 긴장 심화가 미국의 목표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연설에 앞서 이뤄진 브리핑에서 미 고위 당국자는 타이 대표가 중국과의 화상 회담을 곧 추진할 것이라면서 1단계 합의 준수 압박을 위한 신규 관세 부과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트럼프 전 행정부는 출범 후 3천700억 달러(약 439조원) 규모의 중국 상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다가 지난해 1월 중국이 2년간 미국 제품과 서비스를 2017년 대비 2천억 달러(약 237조원) 추가 구매하는 1단계 무역합의를 체결했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등과 맞물려 중국의 이행률은 60% 정도에 머물고 있다는 게 외신의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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